김원웅 "빨갱이 소리 듣는 사람이 대통령 돼야"
'빨갱이' 발언으로 일부서 이념 논쟁도

김원웅 광복회장./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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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김슬기 기자] 김원웅 광복회장이 "차기 대통령은 빨갱이 소리를 듣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발언해 이른바 이념 논쟁이 일고 있다. 앞서 김 회장은 8월15일 광복절 75주년 기념사에서도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라며 '친일 청산'을 주장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21일 오후 경북 구미 독립운동가인 왕산 허위 선생 기념관에서 '광복회의 정체성 및 친일청산 과제'를 주제로 특강에 나선 김 회장은 "민족주의를 거론하면 무조건 빨갱이로 매도하는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한미 동맹에 대해서는 "미국은 한국을 친구로 인정하지 않고 졸개로 보고 있어 한·미 간 수평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런 주장을 하면 특정 정치세력과 친일에 뿌리를 둔 언론 세력은 빨갱이라고 한다"며 거듭 '빨갱이'를 언급했다.


김 회장의 이 같은 '빨갱이' 발언을 두고 이분법적 논리가 아니냐는 지적이 시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회장 발언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렇다 보니 김 회장 발언으로 일종의 이념 논쟁이 불거진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대학생 박선영(25·가명) 씨는 "언제적 '빨갱이' 발언인지 모르겠다. 잊을 만하면 정치권에서 빨갱이니 종북 좌파니 국민 정서에 별로 와닿지도 않는 말을 하는 데 공감이 가지 않는다"라며 "그런 말을 볼 때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본인들 세력 굳히기에만 급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이 "차기 대통령은 빨갱이 소리를 듣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발언을 해 이념 논쟁이 불거졌다. 사진은 지난 2019년 개천절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광화문 집회 모습./사진=연합뉴스

김원웅 광복회장이 "차기 대통령은 빨갱이 소리를 듣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발언을 해 이념 논쟁이 불거졌다. 사진은 지난 2019년 개천절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광화문 집회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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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 회장의 발언을 지지하는 의견도 있다. 40대 직장인 최성대(가명) 씨는 "그러니 이 기회에 친일파를 확실히 청산하고 가야 하지 않나"라며 "해마다 매번 이런 이념 논쟁이 일어나는 이유는 친일파가 제대로 청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을 분열시킨다는 비판을 하기 전에 분열시킬 일을 아예 만들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의 발언으로 이념 논쟁에 불씨가 지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8월15일 광복절 75주년 기념사에서 '친일 청산'을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일제 패망 후 미군정을 거쳐 한국 정부가 수립됐고, 가슴 아픈 일이 전개됐다.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시키고 친일파와 결탁했다"며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의견이 갈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충분한 친일 잔재 청산'의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편향적이고 분열적인 언사'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당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광복회장으로서 그런 정도의 문제의식은 말할 수 있다"며 김 회장의 발언을 옹호했다.


이 대표는 "개개의 발언 내용에 대해선 논의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친일 잔재 청산을 충분히 못 한 채로 지금까지 왔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광복회장이 좀 더 강하게 말씀했다는 정도로, 차분하게 따져보지 않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또 웬일인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김은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온 국민의 광복절을 분열의 도가니로 만든 김 회장의 발언은 의도적인 노림수가 있었다"라며 "역사의 아픔만 긁어모아 국민 분열의 불쏘시개로 삼는 선동가를 이번에도 침묵의 동조로 그냥 넘기실 것인지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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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두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역사적 사실에 눈을 감고 친일파로 매도한 김 회장의 역사적 결론은 '김정은 위인론'이다"라며 "빈약한 역사 인식, 편향된 역사는 대한민국을 북한 같은 봉건왕조 3대 세습 국가로 후퇴시키고 북핵위협에 굴복하는 나라로 만들 뿐"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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