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타 고지 주한일본대사 "한국 수출규제 완화하려면 먼저 WTO 제소부터 해결해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도미타 대사와 만나 한일관계 해법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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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후쿠시마 제1원전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방침을 두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강경한 입장을 잇달아 내놓은 것을 계기로 다시 한일 양국의 갈등이 재차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도미타 고지 주한일본대사까지 나서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를 완화하려면 한국이 먼저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을 제소한 것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갈수록 한일 관계 시계가 불투명해지는 모양새다.


22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도미타 대사와 만나 한일관계 해법을 모색했다. 도미타 대사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이 대표를 예방했다. 지난 19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이 방한한 이후 사흘만이다. 이 자리에서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포함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문제 등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양국 현안이 두루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전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양국이 진지한 의지만 있다면 강제징용 문제는 내년 도쿄올림픽까지 갈 것 없이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혀 갈등 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일본통'으로 알려진 이 대표가 도미타 대사와의 면담을 통해 꼬인 한일관계의 실마리를 풀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도미타 대사는 이날 오전 이 대표 예방에 앞서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열린 '주한일본대사 초청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수출규제와 관련해서 일본은 현재 상황에서 입장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도미타 대사는 "작년 이후 다양한 대화를 통해 수출규제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전을 보였지만 올해 여름에 한국이 WTO에 일본을 제소하면서 정책대화가 중단됐다"며 "이 문제를 대화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한국 쪽에서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의 기대"라고 말했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일본 기업에 대한 한국인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문제삼아 지난해 주요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를 실시했다. 이후 우리 산업통상자원부는 WTO에 일본을 제소했다.

한일 정상회담 역시 이런 여러가지 문제가 정비된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일 양국간의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일본에서 새로운 정권이 탄생했고 스가 신임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 사이에 개인적인 신뢰관계를 앞으로 구축해 나가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의 한일 관계를 둘러싼 상황을 생각해 봤을 때 정상회담이 한일 관계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환경정비가 필요하다"며 "일본은 그런 환경이 정비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며 한국도 노력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측의 대화 의지에 비해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겉으로 드러난 한일 양국의 상황 인식에 큰 간극이 확인되면서다. 남관표 주일대사는 전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스가 총리 취임 이후 일제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기류 변화가 있느냐는 질의에 "일본 정부가 조금 진전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남 대사는 특히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스가 총리는 아베총리와 다른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의 방침이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조금 더 시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남 대사의 발언은 비슷한 시간대에 나온 스가 총리의 강경 발언으로 무색해졌다.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스가 총리는 "일제 강제징용 배상을 위해 한국에서 일본기업의 압류자산이 현금화 되면 한일관계가 매우 심각한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고 밝혔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방침에 대해서는 "처분 결정을 언제까지나 미룰수 없다. 가능한 빨리 정부가 책임지고 방침을 결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일 관계 시계는 더욱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는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사법부의 판단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최근 방한한 다케오 간사장이 다시 꺼내 든 이른바 '문희상 안(案)'에 대해 이낙연 대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중일 정상회담의 참석 조건으로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을 언급한 점도 부정적 기류를 양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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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방침은 여론까지 악화시켰다. 마이니치신문과 도쿄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르면 27일 열리는 '폐로·오염수 대책 관계 각료 회의'에서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는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방침이 결정되면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의 방류 설비 설계 착수, 원자력 규제위원회의 안전성 심사 등 절차가 진행되고 2022년 10월부터 본격적인 방류가 시작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국제사회와 공조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고, 원희룡 제주지사는 한일 양국 법정에 일본 정부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고 국제재판소 소송도 불사하겠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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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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