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결과 기다리자는 말에서 한 걸음도 못 내딛어"
유족 측 "방송에서 수차례 밝힌 내용 전부"
해경, 지난달 중간 조사서 공무원 '자진 월북' 잠정 판단

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 씨(왼쪽)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A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자필 편지 원본을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에게 전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 씨(왼쪽)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A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자필 편지 원본을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에게 전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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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군에 피격 사망한 공무원의 아들 편지에 답장한 내용을 두고 야당은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한 형국"이라고 질타했다. 유족은 손 글씨도 아닌 컴퓨터 글자라며 반발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13일 구두논평에서 "마냥 해경 조사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게 유가족에겐 얼마나 큰 고통이겠는가"라며 "유가족은 절망으로 남은 힘도 없을 듯 하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타이핑 된 편지는 친필 사인도 없는 무미건조한 형식과 의례 그 이상도 아니었다"라며 "북한에는 성심과 성의를 다해 종전선언을 속삭이면서도, 우리 국민에게는 희망 고문만 되풀이하는 대통령에 유가족과 국민들은 자괴감만 커진다"라고 비판했다.


사망한 이 씨의 형인 이래진 씨는 "오후 12시30분께 우체국 등기를 통해 문 대통령이 보낸 답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래진 씨에 따르면 해당 편지는 A4용지 한 장 남짓한 분량으로, 손편지가 아닌 컴퓨터 타이핑으로 작성된 문서였다. 이에 대해 그는 "위로 내용과 해경 조사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내용 두 가지가 골자"라며 "그동안 방송에서 수차례 밝힌 내용인데 추가 대책이나 발언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등학생 아들이 절규하는 마음으로 쓴 편지 답장이라 생각하기 어렵다"며 "실망감과 허탈한 마음이 앞선다"라고 토로했다. 이래진 씨는 14일 오후 1시 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 편지의 상세 내용에 대해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군에 피격,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의 아들 A 군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자필 편지. / 사진=연합뉴스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군에 피격,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의 아들 A 군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자필 편지.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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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서신은 이 씨의 아들인 A 군이 자필로 쓴 편지에 대한 답장이다.


지난 5일 공개된 해당 편지에서 A 군은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뭘 하고 있었나"라며 "한 가정 가장을 하루 아침에 이렇게 몰락시킬 수 있는 자격은 누구에게 있나"라고 성토했다.


A 군은 이 씨가 자진월북했다는 해양경찰청 중간조사결과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부친은)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라며 "39㎞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은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친은) 대한민국 공무원이었고 보호 받아 마땅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국가는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다"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해당 편지에 대해 '나도 마음이 아프다'는 취지로 위로를 전한 바 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주재한 참모회의에서 편지 내용을 보고 받은 후 "아버지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해양경찰이 여러 상황을 조사 중에 있다. 해경 조사 및 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며 "어머니, 동생과 함께 어려움을 견뎌내기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이 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소연평도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수사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이 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소연평도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수사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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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경은 지난달 29일 이 씨가 자진 월북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경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실종자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고, 북측에 월북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있다"며 "국방부에서 확인한 내용과 자체 수사상황을 종합해 볼때 현재로서는 실종자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야당 의원들은 이같은 조사 결과가 '가설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해수부 공무원이 아쿠아맨인가, 직선거리 20㎞ 가을 밤바다를 맨몸 수영으로 건너려 했다니"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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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경 조사는) 결정적 물증 없이 가설에 불과한 것을 사실로 단정했다"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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