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선임 결의요건 완화…게임 규칙 바꾸기 전 왜 안되는지 살펴야"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관련 온라인 정책토론회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감사(위원) 선임 관련 결의요건을 완화한 정부의 상법 개정 방안에 대해 지배주주만의 주주총회가 될 수 있어 제도 개선 전 의결권 행사를 촉진하는 방안을 먼저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게임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해서 규칙을 먼저 바꾸기보다는 왜 진행이 되지 않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13일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원은 개정안 관련 온라인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상법·공정거래법 개정 방안 및 쟁점'과 관련해 주제발표를 맡은 송 연구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정경제 3법(상법개정안,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금융 그룹 통합감독법 제정안) 가운데 상법 개정안 중 감사(위원)선임 안건 결의요건 완화와 다중대표소송제와 관련해 주요 의견을 제시했다.
정부는 100대 국정 과제 중 ‘활력 넘치는 공정경제’를 위해 지난 8월 공정경제 3법을 발표하고 추진 중이다. 상법개정안 중 감사(위원) 선임 안건 결의요건 완화와 관련해 정부는 감사(위원) 선임 시 전자 투표를 실시하는 경우 주총 출석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로써 감사(위원) 선임이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되는 경우가 많아 보완책을 제시한 것이다. 기존에는 선임이 이뤄지기 위해선 주총장에 참석한 주주의 의결권이 과반을 넘겨야 하고, 그것이 전체의 발행주식 총수의 2분의 1 이상이어야 했다. 다만 전자 투표 시행을 전제로 해야 한다.
이에 대해 송민경 연구원은 “발행주식 총수의 2분의 1 이상 요건을 삭제하는 것은 의사정족수 요건을 삭제하는 것으로 게임의 규칙을 단적으로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게임이 되지 않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먼저 해보고 안될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규칙을 바꾸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결정족수 부족의 원인과 수준을 확인해야 ‘지배주주만의 주총’으로 전락하는 문제에 대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세부현황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15% 정도의 반대투표가 의결정족수 부족의 원인인 경우에는 결의요건을 바꾸는 것보다는 반대하는 사람이 찬성하도록 만드는 것이 더 적합한 조치라는 것이다. 또 지분율 8%인 연기금이나 운용사가 의결권을 미행사할 경우엔 수익자를 위한 책임의 의무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 법적인 조치를 강화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송 연구원은 “주총참석과 의결권행사를 촉진해 자본시장 문화를 선진화하는 조치를 우선 시행해야 한다”며 “결의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히다”고 전했다.
다중대표소송과 관련해선 모회사 주주들의 소송 남발 가능성에 대한 재계의 우려에 대해 송 연구원은 “모회사 주주들이 소송에서 이긴다 해서 소송을 제기한 주주들에게 직접 돌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소송을 남발하는 것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중대표소송은 자회사 손실로 모회사가 손실을 보게 될 경우 자회사 이사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모회사 주주는 자회사 이사의 위법행위에 대해 추궁할 수 있도록 해 모회사 주주를 보호하고 기업의 책임경영을 촉진할 수 있다.
도리어 다중대표소송 관련 적용 범위를 상법상 자회사에서 공정거래법상 자회사로 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시민단체는 다중대표소송은 상법상 모자회사 간(지분 50%)에만 허용되는데 국내 기업집단에서는 일반적으로 지배 관계가 형성되는 30% 출자 관계의 회사가 제외될 수 있어 적용 범위가 협소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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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연구원은 “다중대표소송제가 모회사가 지배하는 기업의 이사에 대한 책임 추궁 수단이 될 수 있다면 상법상 자회사 범위에 더해 중장기적으론 자회사의 지배 목적으로 하는 지주회사(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도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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