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국감] K방역 일조 '마스크'의 두 얼굴…쌓인 재고에 난감한 식약처
공적 마스크 유통업체 "정부 되사달라"…야당은 "수급관리 실패" 압박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마스크 대란'을 피하기 위해 보건용 마스크 공적 공급에 공을 들였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적 마스크 종료 후 쌓인 재고로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공적 마스크 유통업체인 지오영 컨소시엄·백제약품은 물류창고에 쌓인 마스크 재고로 인해 경영난이 가중된다며 식약처에 해결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야당에서는 4300만장에 이르는 공적 마스크 재고는 식약처가 수급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압박에 나섰다.
13일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공적 마스크 재고 물량은 지오영 3300만장(310억원), 백제 960만장(90억원)으로 총 4260만장에 달한다. 이들은 정부의 '마스크 긴급수급 조정조치' 시행에 따라 지난 2월 말 공적 마스크 유통처로 지정된 이래 7월 11일 유통 종료일까지 전국 약국에 공적 마스크를 공급해 왔다.
하지만 공적 마스크 종료와 마스크 공급량 확대로 저가의 보건용 마스크가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두 업체는 처리하지 못한 공적 마스크 재고를 창고에 보관하면서 현재 월 1억원 상당의 보관 비용을 내고 있다.
안희석 지오영 부사장은 "정부의 긴급수급정책에 따라 매입단가를 정부에서 지정한 그대로 구입했는데 장당 평균 940원 정도"라면서 "현재 마스크 공급 초과로 보건용 마스크의 가격이 홈쇼핑 등에서 700~800원까지 내려가 매입단가보다 낮아진 상황이라 재고분 처리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업체는 재고분 처리를 위해 수출 등의 방안을 모색해봤지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안 부사장은 "보건용 마스크의 경우 생산량의 50%만 수출할 수 있도록 제한을 하고 있는데 이는 제조업체에 해당하는 것"이라면서 "지오영은 제조업체가 아닌 유통업체인 데다 해외 역시 마스크 가격이 내려가 수출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정부 매입단가보다 낮춰 손해를 보면서 판매할 수밖에 없어 재고를 쌓아둔다는 것이다.
마스크 공급 과잉으로 시장 가격 하락…재고 처리 어려워
식약처 "7억장 가운데 재고분 5%…소모처 논의중"
식약처는 공적마스크 유통업체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지만 묘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정부가 매입단가에 되사와야 하는데 그 사이 마스크 가격이 수백원 내려갔기 때문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달 초 KF 보건용 마스크의 가격은 1000원대이고,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600원대까지 하락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공적 마스크 7억장 가운데 재고분은 5% 정도로 많지 않으며 그동안 이를 소모할 수 있도록 관련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해왔다"면서 "해당 업체가 수출 계획을 가져오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국회도 공적 마스크 재고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약국 공급을 위한 공적판매처로 지정된 지오영 컨소시엄과 백제약품의 노력에도 정부가 재고물량에 대한 해소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정부 비축분 확대나 해외 마스크 원조 시 우선적으로 재고물량을 처리하는 등 해소 대책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공적 마스크 재고가 수천만장 쌓인 것은 식약처가 수급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지오영 조선혜 대표를 증인으로 출석요구했다. 하지만 조 대표가 진단서와 함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김진태 지오영 사장이 대신 국감장에 섰다.
김 의원은 "식약처는 별도 계약절차 없이 지오영에 공적 마스크를 유통하게 했다"면서 "하지만 수급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지난 5월 재고수량이 1억 2000만장이나 됐고 현재도 수천만장의 재고가 쌓여있는데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국민이 입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의경 식약처장은 "공적 판매처의 재고를 소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1억 2000만장이 남았을 때도 해결해왔고, 지금도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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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마스크 판매에 나섰던 약사회 측은 "식약처가 공적 마스크 종료 후 3개월간 유통업체의 재고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지만 식약처 단독으로 해결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면서 "공적 마스크가 수급 안정화에 기여한 측면을 정부가 인정해주고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손실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보상해야 한다는 컨센서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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