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내년 ‘주 52시간제’ 앞둔 300인 이하 중소기업 가보니
3교대 변경 등 노사협의 한창…급여 줄어드는 직원들도 난색
야근 전담 외국인 노동자 이탈 우려 “현실 반영 근로제 입법보완 절실”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을 앞두고 중소기업계에서는 현장 상황과 현실을 감안한 제도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 시흥의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 공장에서 한 직원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 = 김희윤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을 앞두고 중소기업계에서는 현장 상황과 현실을 감안한 제도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 시흥의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 공장에서 한 직원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 = 김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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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김희윤 기자] 경기 시흥의 반도체 부품 제조기업 동원파츠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노사 협의가 한창이다. 이 회사의 총 직원은 220명으로 이 중 생산직 근로자는 전체의 70%인 150명 정도다. 현재 작업량을 감안할 때 내년 1월부터는 기존 2교대에서 3교대로 근무 형태를 변경해야한다. 이 회사는 직원수가 300인 미만이라 연말이면 계도기간이 종료돼 내년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3교대로 근무 형태를 바꾸면 인력 30여명을 추가로 투입해야한다. 시뮬레이션 해보니 연간 15억원 정도의 인건비 추가 지출이 예상된다. 맞춤형 부품 제조에 특화된 숙련공을 충원하는 일도 쉽지 않다. 야근과 특근수당 등을 통해 급여를 더 받고 있던 상당수 직원들도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을 선뜻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조덕형 동원파츠 대표는 "노동환경의 변화를 위해서라도 주 52시간 근무제는 적용돼야 하지만 준비 기간이 부족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그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노사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는 중"이라며 "기존 2교대에서 3교대 전환을 계획 중인데 급여가 줄어드는 직원들의 불만과 전문 인력 채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올해 12월 말로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에 부여했던 주 52시간 근무제 계도기간이 종료되면서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 등 대내외 경제환경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온갖 난제가 첩첩산중으로 쌓여 더욱 그렇다.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A사도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준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납기 물량 처리를 위해 그동안 야근과 잔업을 도맡아 하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 업체의 근로자들은 특근 등을 통해 월 평균 300만원 이상의 월급을 받았다. 하지만 근로시간이 제한될 경우 급여가 감소될 수밖에 없다.

이 회사 이정수 대표(가명)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우리나라 기업에 취업하기 위한 비자 발급 등으로 현지에서 많은 비용을 지출했기 때문에 체류기간 내에 그만큼 많은 돈을 버는 것이 목표"라며 "이들에게 한 주에 52시간만 일하라고 하면 당장 웃돈을 얹어주는 농촌 등 다른 곳으로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 회사는 여러 이유로 국내 제조 물량 중 일부를 베트남 공장으로 이전하고 있는데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도 이전 이유 중 하나라고 이 대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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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계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기업 현장에 연착륙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장 상황과 현실을 감안한 제도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등 국회 차원의 입법 보완을 촉구하는 것이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 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될 경우 새로 바뀔 경제 환경을 대비해 올해 안에 반드시 입법 보완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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