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변동성 있을 수 있지만… 과도한 규제 우려는 '기우'
中과 디지털 경쟁 심화 속 자국 IT기업 내치기 힘들어
민주당 지지 '슈퍼팩' 기부금 상위에도 親IT세력 다수

애플과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공룡의 최고경영자(CEO)들이 7월 29일(현지시간) 미 하원 법사 소위의 반독점 청문회에 원격으로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애플과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공룡의 최고경영자(CEO)들이 7월 29일(현지시간) 미 하원 법사 소위의 반독점 청문회에 원격으로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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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미국 하원에서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반독점 규제가 논의되고 있다. 기업 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이 같은 규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는 기우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의 디지털 경제 속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당선되고 민주당이 의회 과반을 차지해도 밀어붙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다.


11일 KTB투자증권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형 IT기업 반독점 규제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정책이 대형 IT기업 주가 상승에 기여했기 때문에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법인세율 인상 등의 조세정책으로 주가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하지만 정작 실질적인 규제를 펼치기에는 현실적인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반독점소위원회는 디지털시장 내 경쟁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약 16개월에 걸쳐 완성된 보고서는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 사대 'IT공룡'의 독점을 450페이지에 걸쳐 지적했다.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정책 개편을 주장하고 부유층 증세를 언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주도로 작성된 이 같은 보고서가 나오면서 IT공룡 규제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 간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는 한편 민주당이 양원 모두 과반 이상을 차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中과의 디지털 전쟁 현재진행형…IT공룡 버리기 힘들어

그럼에도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그칠 수 있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 당선 및 민주당 양원 과반이 현실화돼도 가파른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며 "디지털 경제하에서 중국과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디지털 기업의 조세체계 논의는 단일 국가만의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반독점 소위 보고서는 4대 IT 기업들의 디지털 플랫폼 영향력 남용을 지적했다. 그 해법으로는 플랫폼의 구조적 분리, 반독점법 강화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도, 민주당도 미국의 패권 유지를 원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다. 임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는 중국을 '실질적인 위협'으로 지칭하면서 강경 대응을 시사한 바 있고, 민주당 정강에도 중국의 불공정행위와 지식재산권 탈취 등에 대한 대응의지가 명시돼 있다"며 "결국 중국이라는 외부의 강력한 경쟁대상을 두고 디지털 경제 핵심인 IT 기업들의 날개를 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美민주당·바이든도 IT공룡 규제 어려워…中견제 때문" 원본보기 아이콘


4대 IT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비슷한 논리로 호소했다. 이들은 지난 7월 하원 법사위가 주최한 반독점 청문회에서 치열한 경쟁에 노출됐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중국의 도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독과점 규제가 논의돼도 그 과정은 점진적일 것이며 반독점 소위 보고서 제안과 같은 급진적인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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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도 美패권 유지 원해…주요 지지층도 親 'IT공룡' 성향

더욱이 바이든 후보가 디지털 기업 과세를 바라보는 시각은 트럼프 대통령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digital tax)는 앞서 2012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도 아래 논의되고 있다. OECD는 다국적 IT 기업에 대한 합리적 과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프로젝트(BEPS·세원잠식 및 소득이전 방지)를 수행 중이다. 디지털 기업 비중 확대라는 변화에 따라 고정사업장 없이도 수익 실현이 가능해지면서 발생하는 과세 문제와 무형자산 활용 이익 측정에 대한 문제를 다루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월 해당 프로젝트의 부담이 미국 IT기업에 집중된다며 논의에서 빠지겠다고 밝혔다. 미국 IT 기업 과세는 스스로 주도 하겠다는 의미다.

"美민주당·바이든도 IT공룡 규제 어려워…中견제 때문" 원본보기 아이콘


바이든 후보도 궁극적으로 미국 패권 유지와 자국민이 잘 사는 것이 목표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도 이 기조가 판이하게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은 셈이다. 중국을 견제하는 데 있어 IT공룡의 경쟁력도 필요하다. IT업종 투자 규모가 큰 헤지펀드와 대형 IT 기업 노동자가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는 슈퍼팩(특정 후보 또는 정책을 지원) 기부금 상위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IT공룡에 대한 우려가 과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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