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집 한 채도 살 수 없는 '대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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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시장에서 부동산은 버블이라고 불릴 만큼 가격이 올랐다. 특히 서울이나 일부 지역의 아파트는 3년 사이에 두 배 이상 뛰었다.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정부가 수십 번의 대책을 내놓아도 잡히지 않고 있다. 4년 전에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해서라도 주택 매입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영끌로 전세를 구하기도 어렵고 월급으로 월세나 살 수 있는 세상이다. 이것이 공정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도 계속 이어진다.


그렇다면 개인이 부동산 다음으로 일부 리스크를 감안하고 수익을 낼 만한 곳은 어디일까? 바로 주식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로 20대와 30대의 계좌 개설이 늘었다는 통계도 보인다. 요즘엔 이들을 '주린이(주식 투자+어린이)'라고 부른다. 취업도 어렵고, 코로나19로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고,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다. 이때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불로소득을 노리는 것이 아니다. 주식은 위험 자산이기 때문에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공부해야 한다.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의 성격도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우리나라 기업의 가치를 사는 것이다.

국부통계를 보면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토지와 건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76%로 계속 폭등하고 있다. 길게 보면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현재의 20대와 30대의 국민순자산 구성도 바꿀 수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10년 동안 경제는 약 45% 성장했는데 우리나라 코스피는 박스에서 약 0.7%, 코스닥은 31% 상승했다. 즉 경제 상황도 반영하지 못했고 수익을 내기도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사이 관련 제도에 변화가 있었다. 금융세제 개편 당시에 국내 주식 양도소득세 신설에 대해 공제한도를 5000만원까지 높였다. 또한 시장조성자제도를 제외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는 내년까지 6개월 연장했다.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은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다.

상장 주식 기준 대주주 요건을 보면 가족 합산 기준으로 2005년 7월까지 지분율 3% 또는 시가총액 100억원 이상이었다. 이후 이 요건은 코스피를 기준으로 지분율 2% 또는 시총 50억원에서 지분율 1% 또는 시총 25억원 이상→지분율 1% 또는 시총 15억원 이상→지분율 1% 또는 시총 10억원 이상 등 점점 낮아졌다. 내년 4월부터는 코스피의 경우 지분율 1% 또는 시총 3억원 이상, 코스닥은 지분율 2% 또는 시총 3억원 이상으로 개편된다.


과거 사례를 보면 대주주 양도세 요건이 바뀔 때마다 개인들은 주주명부가 폐쇄되는 12월에 대거 매도에 나섰다. 2016년 코스피에서 1조4446억원, 코스닥에서 1432억원을 매도했다. 2017년에는 3조6645억원과 1조4672억원, 2018년에는 1조2339억원과 3455억원, 지난해에는 3조8275억원과 9955억원을 팔았다. 내년 예정대로 대주주 요건이 시총 3억원 이상으로 완화되면 대주주의 수는 2만명에서 10만명 이상으로 늘어난다. 매도 폭은 과거보다 훨씬 커지고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 해외 주식시장으로 돈이 대거 빠져나갈 수도 있다.


3억원이라는 돈은 분명 큰돈이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비하면 대주주라고 할 수도 없다. 앞에서 부동산이 너무 많이 올라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원이다. 즉 서울 주택 한 채를 팔면 3종목에서 대주주가 된다. 이상하지 않은가? 최근 금융 관련 세제가 개편돼 2023년부터는 주식 양도세가 5000만원 이상의 차익에 대해 20%로 과세된다. 따라서 현재 10억원 이상의 대주주 요건을 그대로 두고 2023년 세제 개편이 되면 자연스럽게 따라가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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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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