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리 구글 코리아 대표가 작년10월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존리 구글 코리아 대표가 작년10월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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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본사 소관이라 저는 잘 모릅니다." "제가 말할 수 있는 권한 밖입니다."


지난 해 국정감사 증언대에 선 구글코리아 측은 쏟아지는 질문에 일명 '유체이탈' 답변으로 일관하며 거센 질타를 받았다. 당시 증언대에 오른 인물은 '대표이사'도 '등기이사'도 아닌 한국계 미국인 존 리 사장. 한국 영업과 마케팅을 전담하고 있으나 법적으로는 대표성이 없는 구글코리아 직원이다. 무성의한 태도는 둘째치더라도, 일단 책임있는 답변을 기대하기조차 어려운 위치인 셈이다.

7일 열리는 국회 과방위 국감에서도 이 같은 '유체이탈' 답변과 이로 인한 '맹탕 질의' 상황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수료 30%' 논란에 휩싸인 구글코리아의 낸시 메이블 워커 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국감에 불출석하며, 이번에도 존 리 사장이 증언대에 설 것으로 예상되서다.


◆매년 '모르쇠' 답변…"녹음기 틀어놨냐" 비판도

존 리 사장이 국감 증언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대 국회 과방위에서도 수 차례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매년 무성의한 태도와 '모르쇠'식 답변으로 이미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2005년6월~2010년5월에는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를 맡았다. 옥시는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살균제 피해 관련 기업으로, 당시 존 리 사장은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피해자들을 외면해 여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었다.

지난해 존 리 사장은 구글코리아의 망 사용료 회피, 유튜브로 유통되는 가짜뉴스, 저작권 위반 등 수 많은 논란에 답변하기 위해 국감장에 섰다. 하지만 그의 답변은 하나 같이 "확인해줄 수 없다", "본사 소관이라 잘 모른다", "약속하기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망 사용료 지불에 대한 질문에 "구글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인프라에 3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고 동문서답식으로 투자를 자랑하는가 하면, 실제 국내 기업의 확인과는 다른 내용을 언급해 눈총을 받기도 했다.


특히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영어로 모든 질의에 답변하며 통역을 사용해 최대한 시간을 지연시키는 전략을 사용했다. 의원당 질의시간이 제한된 국감장에서 긴 답변시간을 거쳐 나온 내용이 모르쇠 수준에 그치자, 결국 의원들 사이에서는 "녹음기를 틀어놨냐", "예스(Yes)냐, 노(No)냐. 둘 중 하나로 답변하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구글코리아에 대한 별도 청문회를 개최해 실질적으로 답변할 수 있는 책임자를 불러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던 배경이다.


한해 전인 2018년에도 이 같은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당시 증언대에 섰던 존 리 사장은 구글의 매출이 어느 지역이나 지사로 잡히냐는 질문에 "모른다", 구글의 국내 캐시 서버가 몇개냐는 질문에도 "모른다. 자료로 내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의원들은 "질의에 모른다고 일관하는 것은 글로벌 기업답지 않은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에도 우리말에 능통한 존 리 사장이 일부러 영어로만 답변하며 시간을 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일부 의원들은 "사석에선 한국말로 욕도 잘한다고 들었다"고 존 리 사장의 한국어 실력을 두고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잘 모릅니다" 올해도 구글 '유체이탈' 답변 이어질까 원본보기 아이콘

◆30% 수수료 강행한 구글…인도에서는 유예

최근 논란에 휩싸인 구글의 수수료 정책은 구글플레이에 입점된 앱 개발사가 아이템, 콘텐츠 등을 판매할 때 구글이 개발한 결제방식(인앱결제)을 이용하도록 강제한 게 골자다. 이 과정에서 무려 30%의 수수료가 구글의 몫이 된다. 그간 구글플레이는 애플 앱스토어와 달리 게임에 한해서만 30% 수수료를 적용해왔으나 내년부터 이를 전체 콘텐츠와 앱으로 확대한다.


이는 국내 앱 개발사들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직격탄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당장 웹툰, 음원 등 주요 콘텐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중소 개발사들의 비용 부담을 높여 결국 생존까지 위협할 것이란 관측도 잇따른다. 구글은 논란이 잇따르자 수수료 정책 변경이 확정된 직후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향후 1년간 한국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 발전을 위해 1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당근책을 내놨지만,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국감을 계기로 국내 게임, 포털, IT스타트업계가 '앱마켓 공룡' 구글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구글은 현재 인도에서는 수수료 30%와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2022년까지 유예하기로 한 상태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 IT매체 테크크런치 보도를 인용해 "각 개발사들이 구글의 눈치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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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인터넷 시장이자 구글플레이의 최대 규모 시장이지만 우리나라보다 매출은 적다. 이번 유예 결정에는 150개 이상의 인도 스타트업들이 비공식적으로 연합해 대응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특히 국내 앱마켓인 원스토어는 구글의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유통망을 개선해주고 게임사를 비롯한 콘텐츠 개발사는 콘텐츠를 동등하게 제공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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