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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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평소 알고 지내던 지적장애인이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된 사실을 알고 이를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부부가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들 부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A(65) 씨 부부는 2016년경 B씨가 로또 1등에 당첨된 소식을 접하고 “함께 살자”라는 취지로 B씨를 속여 8억8000만원을 송금 받았다.

A씨 부부는 B씨로부터 송금받은 돈으로 실제 토지를 구입해 건물을 올렸다. 하지만 해당 토지와 건물 명의를 A씨 본인 앞으로 설정하고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았다. A씨 부부는 B씨로부터 받은 돈 일부(1억원 가량)를 가족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A씨 부부를 고소했고 검찰은 A씨 등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사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1심 재판부(대전지법 홍성지원)는 토지와 건물을 B씨 소유로 하되 등기만 자신들 앞으로 하고 식당을 운영하면서 생긴 소득을 피해자에게 생활비로 주기로 합의했다는 A씨 부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B씨의 경우 13세 수준의 사회능력을 가졌지만 “피해자가 재물 소유에 관한 개념을 가진 것으로 보이고 단순한 유혹에 현혹될 만큼 판단능력이 결여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1심 재판부의 양형 이유였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는 검사의 항소로 진행된 이번 항소심에서 A씨 부부에게 징역 3년형과 3년 6월형을 각각 선고했다. 1심 재판부와 달리 B씨가 ‘고액의 재산상 거래 능력에 관한 정신기능에 장애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소소하게 음식을 사먹는 행위와 거액을 들여 부동산을 거래하는 행위는 전혀 다른 판단력을 필요로 하는 경제활동"이라며 "피해자(B씨)는 숫자를 읽는 데도 어려움을 느껴 예금 인출조차 다른 사람 도움을 받아야 했다"고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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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피고인(A씨 부부)과 피해자 사이에 명의신탁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소유와 등기의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를 상대로 마치 피해자 소유로 땅을 사거나 건물을 지을 것처럼 행세해 속인 것"이라고 A씨 부부에게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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