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매각한 소프트뱅크, 상장폐지까지 검토
외신, 소프트뱅크 MBO 검토
손정의, 기업가치 저평가 불만
소프트뱅크, 기업 경영전략 전환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일본 소프트뱅크가 상장 폐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가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엔비디아에 매각하는 등 대형 자산 매각 과정을 거친 뒤 경영 방향을 전환하려 한다는 것이다.
14일 블룸버그통신 등 복수의 외신은 소프트뱅크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 회사가 경영자매수(MBO)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이미 2015년부터 MBO를 거치는 방안을 고려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ARM 매각을 계기로 비상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방침은 손 회장이 소프트뱅크의 기업가치가 자산가치보다 저평가되고 있는 점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소프트뱅크는 이런 격차를 줄이기 위해 보유 중인 대형 자산 등을 매각해왔지만, 좀처럼 이런 격차가 줄어들지 않았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들은 2016년 소프트뱅크가 1000억달러(약 118조5900억원) 규모의 비전펀드를 내놓으면서 투자 전략이 변화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의 성격도 점차 기업에서 투자자나 자산관리 성격이 커졌다고 봤다. 이번에 ARM 매각으로 400억달러의 현금을 확보한 손 회장으로서는 전술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방침이 소프트뱅크의 변화를 이끌지는 미지수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일련의 투자 결정과 관련해 주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 알파벳 등 주요 기술주 관련 현물과 옵션을 각각 40억달러씩 매입, 매도한 사실이 알려진 뒤 투자자들의 비판에 직면한 게 단적인 예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미국 기술주 급등과 급락을 이끌었다며 '나스닥 고래'로 지목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는 일련의 투자로 상당한 이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은 소프트뱅크가 보수적 투자 대신 헤지펀드 식으로 투자 양상을 보이는 것에 대해 비판을 숨기지 않았다.
손 회장은 이런 투자 사실이 알려진 뒤 소프트뱅크 주가가 7% 폭락하자, 분통을 터뜨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부 매체는 소프트뱅크가 올해 3월 행동주의 주주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부펀드와 손을 잡고 상장 폐지를 검토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백지화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MBO를 지지하는 이들은 상장폐지됐을 경우 투자 결정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비판을 상당부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오를까 떨어질까 불안하다면…"주가 출렁여도 따박...
소프트뱅크 내부에서는 MBO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도 소프트뱅크가 일본의 대형 은행들과 맺어왔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상장폐지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매체는 일본에서의 상장회사의 가치는 사회적 의미도 지닌다고 전했다. 가령 대졸자들이 취업 희망 기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상장회사 여부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