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광풍에…예탁금 잔고, 하루새 10兆 '출렁'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하루새 5조원 늘고 며칠 안돼 10조원 넘게 급감하는 등 이상 증감 현상이 나타났다. 공모주 투자 열풍을 일으킨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8조62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1일) 59조5563억원 대비 10조9307억원(18.3%)이나 급감한 수치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자금으로 통상적으로 하루에 수백억원에서 많아야 수천억원 줄거나 늘어난다. 조단위 증감은 극히 드물다. 이번처럼 하루새 10조원 이상 변동 폭을 보인 것은 금융투자협회가 예탁금 통계를 작성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28일엔 54조7561억원이던 예탁금이 다음날(31일) 60조5269억원을 기록하며 하루 동안 5조7708억원(10.5%) 급증하기도 했다. 바로 다음날 50조원대(59조5563억원)로 내려 앉긴 했지만, 예탁금이 역대 처음으로 60조원을 돌파한 날이기도 하다.
예탁금은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크게 출렁인 이후 꾸준히 늘어나긴 했지만, 이처럼 하루새 수 조원이 늘고 줄어드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최근 급증한 예탁금은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노린 일회성 자금이 포함돼 변동폭을 키웠던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했다. 과거에는 예탁금을 추가로 넣지 않아도 공모주 청약이 가능했는데 카카오게임즈의 경우는 순수한 현금을 넣어야 했고 이 때문에 은행예금이나 대출까지 끌어와 예탁금을 넣은 개인고객들이 엄청나게 많았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상장 주관사가 공모주 청약자금을 개인투자자들에게 대출해주기도 했다"며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파는 것)가 급증하면서 여신 잔여한도가 줄어든 증권사들이 공모주 청약대출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카카오게임즈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6월부터 여신한도 부족을 이유로 공모주 청약대출을 무기한 중단했고 공동 주관사인 삼성증권도 비슷하다.
지난 1~2일 진행된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무려 58조6000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지난 6월 말 청약 광풍을 몰고 왔던 SK바이오팜의 청약 증거금(30조9899억원)의 두 배에 근접한 규모다. 증거금 상당수가 투자자예탁금을 통해 들어왔고 청약이 끝나자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오를까 떨어질까 불안하다면…"주가 출렁여도 따박...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때 60조원을 돌파한 예탁금의 경우 청약을 위한 일회성 자금이 포함돼 있어 일시적으로 변동폭이 컸다"면서도 "개인들이 공모주 청약과 증시 투자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아 SK바이오팜 청약 이후와 유사한 패턴으로 다시금 점진적인 예탁금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