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3년물 금리 0.955%
이달 초 10년물 1.58% 5개월새 최고
적자국채 올해 첫 100조 돌파

"수급부담이 금리 더 올릴 것"
코로나 지원 취지와 달리 이자부담 늘려 악순환 가능성

올해만 적자국채 104兆…채권시장 '소화불량' 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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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59년만의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공식화된 가운데, 채권시장이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발표로 국채금리가 상승(국채가격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4차 추경까지 더해지며 채권시장 수급 우려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7분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0.929%) 대비 2.68bp(1bp=0.01%포인트) 오른 0.955%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8월 초(0.799%) 대비 15.6bp 오른 것으로 지난 1일엔 0.97%까지 급등해 1%대에 근접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불안이 극에 달했던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다. 같은시간 10년물은 1.568%에 거래됐다. 지난달 1.3%~1.4% 수준을 오갔던 10년물 금리는 이달 초 1.58%까지 치솟으며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채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다시 말해 정부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가격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올 초부터 지속된 코로나19 사태로 국채 발행규모가 늘었고, 시장에 물량이 쏟아지며 자연스럽게 가격이 떨어졌다.


이미 올 한해에만 발행하는 적자국채가 100조원을 넘기게 됐다. 올해 3차 추경까지 포함한 적자국채 규모는 97조1000억원이다. 본예산 기준 60조3000억원이었던 적자국채 발행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데다, 지난해 결산기준(34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2.8배 가량이나 늘었다. 4차 추경 규모를 7조5000억원으로 가정하고 이를 모두 적자국채로 발행할 경우 올해 발행하는 적자국채는 97조1000억원에서 104조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한해 적자국채 발행이 100조원이 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국채 발행 외에 다른 뾰족한 방법도 없다. 장기화한 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마른 수건 짜기'를 반복한 터라 더이상 씀씀이를 줄여 만들 수 있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시장의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2023년 조세 수입전망치를 보면 연평균 4.6% 줄어든 반면 재정지출 예상 규모는 연평균 2% 늘었다"며 "이는 국채 공급량 증가 우려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로, 채권 시장의 수급부담이 금리를 더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국고채 금리가 각종 조달금리의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기업이나 가계의 조달금리나 이자 비용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을 확대해 기업과 가계를 지원했는데, 오히려 금리를 올리는 결과를 낳게 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의 경우 변동금리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아 금리 변동주기가 돌아왔을 때 대출금리가 오르며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회사채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민간부문의 채권 수요를 구축하게 되면 자금 조달 환경 악화뿐만 아니라 신용스프레드의 확대 압력도 나타날 것"이라며 "수급부담을 해소할 한은의 적극적인 국채매입이 전제되지 않으면 마찰적 금리상승 위험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가 오히려 이자부담을 늘리고 소비를 위축시키는 '구축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재정당국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빚을 내 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더 높아진다. 올해 GDP가 역성장할 경우 국가채무비율은 45%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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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재정악화가 장기화할 경우 국가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신흥국들의 재정악화에 초점을 맞춰 눈여겨보고 있다. 신용등급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경우 외화유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채권시장이 정부와 한은만 바라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부 등은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와의 연례 협의에서 "코로나19 사태에도 한국의 대외건전성이 우수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은은 채권시장에 수급 불안이 나타날 경우 적극적으로 국고채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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