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남동 120호분서 6세기 장신구 대거 발굴
피장자 착장한 상태로 발견 "신발 신은 피장자 확인은 처음"

저승 가는 길도 반짝반짝…신라인 금·은붙이 무더기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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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고분에서 금동관과 금드리개(금제수식), 금귀걸이, 가슴걸이, 은허리띠, 은팔찌, 구슬팔찌, 은반지 등이 피장자가 착장(着裝)한 상태로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2018년 5월부터 조사한 경주 황남동 120호분에서 6세기 전반 만들어진 장신구를 대거 발굴했다고 3일 전했다. 유물이 출토된 곳은 황남동 120호분 봉토를 파괴하고 축조된 120-2호분. 피장자가 금동관, 금동신발 등을 착장한 채 묻혀있었다. 경주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에서 신발을 신은 피장자가 확인된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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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굴은 지난 5월 27일 매장주체부(시신이 있는 자리)에서 발견한 금동신발과 금동 달개 일부를 정밀조사해 이뤄낸 결실이다. 금동관은 피장자 머리 부분에서 확인됐다. 현재까지 출토된 경주 금동관 가운데 가장 화려하다. 관테(머리에 관을 쓸 수 있도록 둥글게 만든 띠) 위에는 나뭇가지와 사슴뿔 모양의 세움장식(녹각형 입식)이 각각 세 개와 두 개 덧붙여져 있다. 관테에는 거꾸로 된 하트 모양의 장식용 구멍이 있으며 양쪽에 곱은옥(곡옥)과 금구슬로 이뤄진 금드리개가 달려 있다. 관테와 세움장식 사이에는 ‘ㅜ’, ‘ㅗ’ 무늬가 뚫린 투조판이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세움장식 상단에서도 투조판 흔적이 일부 확인된다”며 “관모(冠帽)인지, 장식용인지를 추가 조사로 밝히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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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관 아래에서는 금으로 제작된 굵은고리귀걸이 한 쌍과 남색 구슬을 네 줄로 엮어 만든 가슴걸이가 확인됐다. 그 아래에는 은허리띠와 네 점이 묶음을 이룬 은팔찌, 은반지 등이 있었다. 오른팔 팔찌 표면에선 크기 1㎜ 내외의 노란 구슬이 500점 넘게 출토됐다. 작은 구슬로 이뤄진 구슬팔찌를 은팔찌와 함께 끼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은반지는 오른손에서 다섯 점, 왼손에서 한 점 발견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왼손 부분이 완전히 노출되지 않아 추가 조사에서 은반지가 더 나올 수 있다. 천마총 피장자처럼 손가락마다 반지를 꼈을 수도 있다”고 했다. 금동신발은 앞판에 ‘ㅜ’, ‘ㅗ’ 모양 무늬가 번갈아 뚫려 있다. 뒤판은 무늬를 새기지 않은 사각 방형판으로 마감됐다. 1960년 의성 탑리 고분에서 출토한 금동신발과 비슷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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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금동관 중앙부에서 금동신발 뒤꿈치까지 길이가 176㎝인 점을 고려해 장신구 주인의 키를 170㎝ 내외로 추정했다. 과학 분석을 통해 피장자의 성별은 물론 다양한 인적 사항을 밝혀낼 예정이다. 아울러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유물 형태를 추가로 조사해 다양한 논의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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