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기 동안 학살한 셈" 美 털사 인종학살사건 100년만에 집단소송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105세 할머니를 중심으로 1921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발생한 인종학살 사건 피해자들이 사건이 일어난지 약 100년 만에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고 1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일이어서 이번 소송의 정치적 영향력이 주목된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참사 중 하나로 꼽히는 털사 인종학살 사건은 1921년 5월 31일~6월 1일 백인 폭도들이 지역 당국과 경찰의 지원을 받아 상대적으로 부유한 흑인 집단 거주지였던 털사의 그린우드 지역을 급습해 총격과 약탈, 방화를 벌인 사건이다. 당시 300명 가량의 흑인이 목숨을 잃었고 도시 내 35개 블록이 파괴됐으며 이로 인해 수천명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이사를 해야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시 베닝필드 랜들(105)은 이 사건을 겪은 소수의 생존자 중 한명이다. 랜들과 당시 학살된 흑인들의 후손 등은 이날 털사시와 털사 카운티, 당시 털사카운티의 보안관, 오클라호마주 방위군, 털사 지역 의회 등을 상대로 배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고소인들은 이 사건으로 오늘날까지 인종 불평등이 지속됐고 그린우드 일대에는 당시의 그림자가 계속 드리워져 있다고 주장했다. 랜들은 당시 동네가 불타고 거리에 시체가 쌓였던 것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고 그의 변호인이 밝혔다. 변호인단은 소장에서 "피고인들은 털사의 흑인 시민들과 학살사건 후손들을 희생시켜 부당한 부를 누렸다"고 주장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털사에 사는 흑인 중 34%가 빈곤상태이며 이는 백인의 빈곤층 비율(13%)보다 높다. 변호인단은 1921년의 털사 학살사건의 여파가 이런 경제적 격차를 가져왔다고 보고 있다.
다마리오 솔로몬-시먼스 변호사는 "그린우드 지역의 대학살로 흑인들은 안도감을 느낄 수 없었으며 힘들게 얻은 경제적 권력과 활기찬 지역사회를 모두 빼앗겼다"고 강조했다. 이어 "뚜렷한 기대 수명, 건강, 실업률, 교육수준, 재정적 안정성 등 여러 삶의 지표 수준에서 인종적 불평등이 나타났다"면서 "피고인들은 한 세기에 걸쳐 천천히 학살을 진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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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됐던 선거 유세를 재개하는 지역으로 털사를 선택하면서 주목받게 됐다. 당시 노예해방 기념일인 6월 19일을 유세일로 정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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