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법정 최고금리 인하,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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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대한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취지는 좋다. 대출 받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지 않고 소비를 해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학에서 선한 의도나 여러 사람이 좋아한다고 해서 모두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 오히려 정책의 의도와 반대의 효과를 가져 올 가능성이 높다.


먼저 법정 최고금리를 현재 24%에서 멈추고 오히려 인하 속도를 늦춰야 한다. 2017년 기준으로 저신용자를 8~10등급으로 정의하고 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비은행을 고려했다. 2011년 6월에 39%로 인하됐을 경우 저신용자의 신규대출자수가 의미있는 수치로 감소한다. 최고 금리 인하 기간이 2014년 3월까지 길었기 때문에 금융기관과 대출자가 시장 상황을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아직 금융기관의 손익분기점보다 높았다.

이후 2014년 4월 34.9%, 2016년 27.9%로 최고 금리가 인하됐지만 중신용자(신용등급 4~7등급)와 저신용자 신규대출의 차주수의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 즉, 중신용자와 저신용자는 신규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거나 대출 거절 확률이 높았다는 의미가 된다.


2017년 당시 최고금리가 24%로 인하되면 수요자 측면에서 산출한 저신용자는 시장에서 최소 24만명, 최대 59만명 배제된다고 했으나 영세한 공급자 감소까지 감안하면 35만명을 더한 배제자 수는 59만~94만명까지 올라가는 상황이었다. 2017년 당시 신규대출자를 중심으로 수요 측면만을 고려하는 경우 최고금리 1%포인트 하락에 따라 고신용자는 2.132% 증가, 저신용자는 3.39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실제 24%가 적용되고 난 후인 2018년 2월 이후, 2018년에 대부업에서만 81만4000명 감소했고 신규대출 가능 신용등급은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금융사의 리스크를 계산할 때 부도율은 지수적으로 커지기 때문에 법정 최고금리 1%포인트 감소에 약 21만명보다 훨씬 크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2018년 말 기준으로 1등급의 채무불이행 비율인 불량률은 0.06%이지만 4등급 0.57%, 6등급 1.91%, 7등급 7%, 8등급 11.07%, 10등급은 37.04%이다.


또한 2016년 말 1등급 1002만명에서 2019년 말 1313만명, 2등급 778만명에서 825만명, 3등급 343만명에서 351만명으로 증가했고 7등급 143만명에서 95만명, 8등급 127만명에서 110만명, 9등급 133만명에서 105만명, 10등급 37만명에서 44만명으로 변화했다. 전체 신용등급 인원은 2016년 4470만명에서 4652만명으로 증가했다.


따라서 현재 24%인 법정 최고금리를 1%포인트 내리면 현재 대부업 평균등급인 7등급에서 6등급으로 대출 가능이 돼도 514만명의 일부가 사금융으로 빠지게 된다. 약 50%만 불법사금융으로 빠진다고 가정해도 이들의 1인당 사금융 금액인 1255만원을 곱하면 26조원에 이른다. 이러한 부분을 현재의 제도권 금융권에서 해결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싱가포르 등 주요 국가의 최고금리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다. 예외적으로 일본이 2006년에 대금업법을 개정하면서 연리 15~20%로 금리상한을 인하했으나, 소비자금융회사의 시장 시장규모가 20조9000억엔에서 6조2000억엔으로 70%가량 감소했으며, 3만여개에 달하던 업체 수도 2015년 2000여개로 줄었다.


소비자금융회사의 대형화와 시장의 과점화가 진행됐고, 최고 연 2000%에 달하는 불법 사금융시장이 확대되는 풍선 효과가 대량으로 발생했다. 저금리 상황과 장기 불황기에 제2금융권과 소규모 금융기관이 시장에서 철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빈 공간을 폭력단과 연계된 불법 사채업체가 대체하고 있다.


선의의 대출 정책은 신규대출자에게 좋은 정책일까? 기존의 대출을 잘 갚던 고신용자들은 다시 대출을 해서 대출이자가 적어지는 효과가 있다.


반면에 법정 최고금리 인상으로 대출 가능 등급은 점점 위로 올라가서 중·저신용자나 신용이력이 없는 사회초년생들은 금융권 대출을 포기해야 한다.


즉, 신용등급의 부익부 빈익빈이 더 극명하게 갈리게 된다. 즉, 처음에 대출이자를 낮추기 위해 시행했던 정책이 오히려 기존의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이자를 감액시키고 새롭게 금융시장에 들어오거나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 금융권이 아닌 사금융을 권하게 되는 꼴이 돼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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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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