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전 국왕 혼외딸 "돈·지위 때문에 친자소송 낸 것 아냐"
英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밝혀
"자녀들에게 왕실의 일원임을 알려주고 싶었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알베르 2세 전 벨기에 국왕(86)을 상대로 친자 확인 소송을 제기해 올해 초 혼외딸임을 인정받은 델피네 뵐(52)이 "아버지가 범죄자였더라도 친자 확인을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뵐은 자신이 공주라는 지위나 재산에 연연해 소송한 것이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뵐은 "갑자기 신분이 상승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며 "예전부터 어울리던 사람들과 어울린다"고 말했다.
벨기에 왕가의 상징인 금발과 푸른 눈을 지닌 뵐은 알베르 2세가 왕위에서 물러난 지난 2013년 친자 확인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왕실의 일원이라고 할 때마다 '제정신이냐'고 묻던 자녀들에게 이것이 진실임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그저 진실이 밝혀지길 바랐다"고 친자 확인 소송을 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알베르 2세의 네번째 자녀로 인정받은 뵐은 그의 재산 8분의1 을 상속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지만, 재산에 욕심이 있어 소송을 낸 것 또한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뵐은 "어머니의 전 남편인 벨기에 철강왕 자크 뵐(91)은 왕실보다 훨씬 부유하다"며 "왕실 재산 상속에 욕심이나 소송을 낸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뵐 가족의 재산은 14억파운드(약 2조1848억원)으로, 이는 알베르 2세의 재산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친자 확인 소송으로 벨기에에서 유명인사가 된 그는 "일부사람들은 나를 골칫거리로 여겼지만 마침내 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뵐은 1968년 당시 왕자였떤 알베르2세와 시빌 드 셀리 롱샴 남작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알베르2세는 당시 이탈리아 공주였던 파올라 루포 칼라브리아와 결혼해 이미 세 자녀를 둔 상태였다.
뵐은 "어릴 적 알베르 2세를 자주 만났다"며 "그를 '파피용(나비)'이라는 별명으로 불렀다"고 친부에 대한 기억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내게 선물과도 같았다"며 "그의 무릎에 앉아 칭얼댔던 정도는 아니지만 언제든 원하면 연락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끔이나마 알베르 2세와 연락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했고 그가 국왕의 지위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모르는 척해도 이해했다"며 "하지만 2001년 이후로 알베르 2세와 연락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어머니인 시빌 드 셀리 롱샴 남작부인이 앓아누웠다는 소식을 편지로 전했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알베르 2세가 갑작스럽게 관계를 끊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으나 1999년 파울라 전 왕비가 국왕이 오랜 기간 혼외관계를 유지했다는 내용이 담긴 부인 전기를 출간한 것이 그 계기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뵐은 가까스로 알베르 2세와 통화했을 때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말은 "너는 나의 딸이 아니다"였다고 회고했다.
첼시예술대를 졸업한 뵐은 이후 예술작품을 통해 알베르 2세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그는 알베르 2세의 빨랫감이 되어 세탁기 밖을 바라보는 작품을 그리기도 했다.
오랜 법적 공방 끝에 알베르 2세는 지난 1월 성명을 내고 자신이 뵐의 생물학적 아버지라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뵐과 관련해) 사회적 또는 교육적 결정에 관여한 적이 없다"며 뵐을 겨냥해 "가족을 바꾸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이같은 성명에 대해 뵐은 "언제나 부모님을 지키기 위해 친부가 누군지에 대해 함구해왔다"면서 "배신감을 느꼈으며 아직도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시일 내에 알베르 2세와의 재회가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친부와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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뵐은 다음 달 법원에 출석해 벨기에 왕가의 성을 따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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