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에 신발 던졌던 정창옥, 경찰 폭행혐의로 결국 구속
광복절집회 '경찰관에 차량돌진' 남성은 영장 기각
"괘씸죄 적용 구속됐나" 일부 시민들 영장 발부 법원과 '법감정' 괴리

국회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벗어 던진 정창옥(57) 씨가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회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벗어 던진 정창옥(57) 씨가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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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져 구속될 뻔했던 정창옥(57) 씨가 지난 15일 광복절 집회서 경찰에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18일 끝내 구속됐다. 그러나 이를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이날 같은 집회서 차량을 몰고 경찰에 돌진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이 모 씨는 구속을 면했기 때문이다.


당장 일부에서는 정 씨 혐의가 차량 돌진 보다 위험하냐는 조롱도 나오고 있다. 이렇다 보니 앞서 정 씨가 문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져 일종의 괘씸죄가 적용, 결국 구속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헌법 제103조)고 헌법에 명시하고 있으나 이번 법원의 결정은 국민 법감정과 괴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법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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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폭행은 구속…인파로 차량 돌질은 불구속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최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18일) 정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소명자료가 제출돼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씨는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에 참여해 청와대 쪽으로 이동하던 중 이를 저지하는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정씨는 지난달 16일 제21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연설을 마치고 나오는 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진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체포됐다. 경찰은 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구속 위기를 면했으나 이번에는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날 공교롭게도 같은 집회에서 차량을 몰고 경찰에 돌진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이 모 씨는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이 씨 영장실질심사를 열고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의자가 경찰관의 직무 집행을 방해한 사실은 인정되나 증거가 모두 확보되어 있고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한 점과 직업, 가족관계 및 사회적 유대관계에 비춰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씨는 15일 오후 8시 30분께 종로구 경복궁역 근처서 승합차를 몰고 집회 현장의 경찰과 시위대 쪽으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발생 당시 경찰들은 몸을 피해 부상자 등 인명피해는 없었다.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사거리에서 직장인들이 퇴근길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사거리에서 직장인들이 퇴근길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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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 "일종의 괘씸죄 적용 아니냐" 의견 분분


그러나 이날 이 씨 영장이 기각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각각의 재판부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인명 사상을 크게 일으킬 수 있는 차량 돌진이라는 혐의는 영장이 기각되었고 상대적으로 그 피해가 적을 수 있는 정 씨 혐의인 폭행의 경우 영장이 발부, 구속 되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당장 두 혐의의 경중을 놓고 볼 때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해당 뉴스를 시청했다고 밝힌 30대 회사원 김 모 씨의 경우 "사실상 정 씨 경우 '괘씸죄'가 적용된 것 아니겠나"라면서 "그렇지 않고서야 차량으로 돌진한 이 씨는 불구속, 주먹을 휘두른 정 씨는 구속, 좀 이해할 수 없는 게 시민들 생각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이 모 씨 역시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이 씨는 "(차량 돌진의 경우) 다행히 인명 피해가 없었지만, 사고로 이어졌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다치지 않았을까"라면서 "비록 정 씨가 폭력을 행사하는 등 피해를 냈지만 두 사건을 비교하면 차량 돌진의 혐의가 더 무거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지는 등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정 씨 영장 발부에 결정적 이유가 될 수 있다는 법조계 일각의 견해도 있다.


법정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법정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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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 "법감정은 입법자가 결정할 입법재량에 속하는 문제"


상황을 종합하면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으나 일종의 국민법감정, 국민정서법에 의하면 법원 결정을 쉽게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이런 법감정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언급되기도 한다. 2018년 2월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혐의 재판의 첫 공판준비기일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 측 국선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장에 문제를 제기하며 법감정을 언급했다.


검찰의 공소장이 공소사실과 무관하게 박 전 대통령의 도덕성 논란과 무능함 등을 강조해 국민의 법감정을 자극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법감정은 성문법(입법 기관에 의해 제정·공포되어 문서화된 법) 국가인 한국 사회에서 존재하지 않는 법이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물론 종종 법정에서 언급되는 일종의 여론에 호소할 수 있는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다만 이 법감정을 고려해 재판부가 판결에 반영할 의무는 없다. 1997년 3월 헌법재판소는(헌법재판소 1997.3.27. 95헌바50/전원재판부 합헌) 국민법감정에 대해 "형벌체계상의 균형성 문제는 범죄의 죄질 뿐만 아니라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입법재량에 속하는 문제이다"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법을 만드는 입법 기관인 국회의 의해 만들어진 법으로 법리적으로 판결할 뿐, 재판부 자체가 판결 과정에서 국민 여론을 고려해 판결을 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국민 법감정을 고려하여 판결하라'라는 법 조문도 없기 때문이다.


한편 전문가는 국민 정서를 인지하는 것은 좋은 태도지만, 판결 자체는 재판부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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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법조계 관계자는 "범죄 성립 및 양형(판결)은 법관의 고유한 권한"이라면서 "국민 여론 의식해 판결을 내리는 것은 법리적이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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