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노사간 합의에도 인정 안돼
코로나19 속 산업현장 혼란 우려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노조원들이 2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통상임금 소송 대법원 선고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기아차 근로자들이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노조원들이 2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통상임금 소송 대법원 선고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기아차 근로자들이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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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공포가 큰 지금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언제 인정되는지 궁금합니다."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 상고심 결과가 원고 일부 승소로 나오자 재계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위기 상황에 몰린 가운데 신의칙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에 큰 우려를 표했다. 특히 이번 판결이 자동차업계는 물론 재계 전체의 통상임금 체계에 영향을 줄 것이라 '통상임금 쓰나미'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지적이다.

장정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기아차는 통상임금과 관련해 사전에 노사 간의 합의가 있었는데 이 부분을 인정하지 않은 점은 산업 현장에 혼란을 불러올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대법원이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한다면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인식 대한상공회의소 고용정책팀장도 이날 상고심 결과에 대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 법률 리스크까지 더해져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이 한층 가중됐다"면서 "앞으로 신의칙 적용과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 불확실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법원이 신의칙을 인정하지 않아 앞으로 줄소송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정책팀장은 "신의칙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신의칙 원칙이 배제되고, 다른 기업들에게도 적용된다면 한국 경제에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장 본부장은 "이번 판결로 추가적으로 얼마나 더 많은 소송이 이뤄질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예측하지 못한 소송으로 인한 금액적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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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는 기업의 경영상 어려움을 단순히 재무적 지표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임금 재판의 경우 개별 재판부에서 명확한 기준 없이 추가 법정수당과 매출액, 인건비 등을 비교해 판단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기업의 상황이 제각각인데 단순 재무제표 손익만 가지고 경영상 위기를 판단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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