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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당국 펄쩍 뛰는데...美 재제 따르는 中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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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등 제재 대상자 11명 신규계좌 제한 검토
국제결제 달러 영향력 무시못해...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한 공포심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 대북제재 대상되면서 파산하기도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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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홍콩 내 중국 국영은행들이 미국의 홍콩 제재 움직임에 동참하고 나서 관계 당국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홍콩 금융당국의 압박에도 이들 은행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등 제재 대상자들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제한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현지시간) 홍콩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은행과 건설은행, 초상(상업)은행 등 홍콩 내 중국 국영은행들이 캐리 람 장관 등 미국의 홍콩 제재 대상 관료 11명의 신규계좌 개설 제한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은행 중 적어도 1곳 이상은 미국이 정한 제재 대상자들의 신규계좌 개설 제한을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씨티은행 등 홍콩 내 외국계 은행들은 이미 제재 대상자들의 계좌 정지 조치를 취하고 고객들에 대한 조사 역시 강화하고 있다.

중국 국영은행들이 미국의 홍콩 제재에 동참하고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특히 홍콩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미국의 제재에 따르지 말 것을 요구했음에도 강행하는 분위기다. 홍콩 금융관리국(HKMA)은 지난 9일 미국 정부의 제재가 유엔의 국제 제재에 해당하지 않으며, 홍콩에서 법적 효력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국영은행들까지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에 대한 두려움 때문으로 분석된다. 2005년 미국 정부는 대북 제재를 하면서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 계좌를 동결했고, BDA를 세컨더리 보이콧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후 BDA는 고객들의 대량 인출과 금융기관들의 거래 기피로 파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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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들어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국제결제시장에서 미 달러화의 지위는 여전히 막강하다.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국제결제시장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중국의 4대 은행(중국은행ㆍ건설은행ㆍ공상은행ㆍ농업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달러 표시 부채는 1조1000억달러에 달하며,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1조718억달러에 달한다. 미국이 홍콩계 은행들의 달러 매입을 제한하는 추가 제재에 돌입할 경우 중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유용딩 전 중국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이날 중국 관영매체 신징바오 주최 토론회에서 "미국은 어떤 형태로든 금융 제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지금보다 안 좋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미국은 단순히 중국 은행을 제재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해외 중국 자산까지 압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012년 중국 국영석유회사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의 자회사 쿤룬은행이 이란과 거래했다는 이유로 달러 결제시스템에서 단절돼버린 사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며 "만약 이 같은 금융과 관련된 추가 제재가 나온다면 이에 맞설 중국의 선택권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쿤룬은행이 이란의 테자라트 은행과의 거래로 1억달러 상당의 이익을 낸 것을 포함해 이란 내 은행 6곳과 거래를 해왔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결제를 도와줬다며 제재한 바 있다. 중국은 이에 반발했지만 결국 2018년 쿤룬은행은 이란과의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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