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독미군 철수, 유럽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미국이 주독 미군 철수 방침을 밝힌 뒤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병력이 빠져나가는 독일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미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철군 방침을 밝혔지만, 미 의회에서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아직까지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1만1900명의 주독 미군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감축이 현실화되면 3만6000명 규모의 미군이 2만4000명 규모로 축소된다. 이는 9500명가량의 감축을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선다. 미 국방부는 감축된 주독 미군 가운데 5600명은 유럽에 재배치하고 나머지 6400명은 미국에 복귀시킬 계획이다.
방침이 확인된 뒤 독일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마르쿠스 죄더 바이에른주(州) 총리는 "(이번 결정은) 불행하게도 독일과 미국 간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일"이라며 "군사적 이익이 (어느 쪽에 있다고) 분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죄더 총리는 "미군 철수로 영향을 받는 모든 지역을 돕겠다"면서 "이번 감축 결정이 최종적인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안네그레트 크람프-크란베우어 독일 국방부 장관도 유감을 밝혔다. 연정에 참여한 사회민주당의 롤프 뮈트체니히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횡과 압박"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방산 협력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인 녹색당에서도 독일과 미국간 무기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다만 독일에서는 주독 미군 철수 결정이 미 의회에서 번복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미국 내에서는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까지 반발하고 있다.
30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마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주독 미군 철수 결정에 대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밋 롬니 미 상원의원은 "독일 정부 고위층에게서 들었는데, 이들은 이번 일(재배치 결정)을 독일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러시아에 집단으로 맞서기 위해서는 우리와 친구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진 섀힌 민주당 상원의원은 "주독 미군 철수 결정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지지를 밝힌 나라는 러시아가 유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 입장에서 볼 때 독일이 이제는 최전선이 아니다"면서 "이번 병력 재배치를 통해 독일에 있었던 미군 일부는 이전보다 러시아 인접 지역에 배치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독일에서 철수한 병력이 러시아 인접지역 배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하일 울리야노프 러시아 국제기구 대사는 "(독일에서 철수하는) 1만2000명이 새롭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한 나라에 배치하려 한다면, 이는 NATO와 러시아가 맺은 기본 합의를 깨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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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인해 러시아의 위협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봤다. 과거 2012년과 2013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도 주독 미군이 감축된 뒤, 다음 해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관계가 가뜩이나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결정으로 양국 사이가 더 불편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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