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협상과 관련, 조속하고 원만한 문제해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LG화학은 31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K이노베이션과 소송 관련한 질문에 "10월 최종 판결 전에 양사 간 협상을 통해 합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합리적인 수준으로 양사가 합의하면 된다"며 "현재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대화하고 있어 조속히 원만하게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LG화학측의 이같은 발언이 나오면서 업계에선 10월로 예정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에 앞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물밑에서 탐색전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두 회사가 국내외에서 벌이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법적 공방은 지난해 시작됐다.


1990년대부터 전기차 배터리 기술 개발에 나섰던 LG화학이 관련 인력을 빼가고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SK이노베이션을 미국 ITC에 제소했다.


그 다음 달에는 산업기술 유출방지법을 위반했다며 우리나라 경찰에 고소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에는 SK이노베이션이 반격에 나섰다. 서울중앙지법에 명예훼손 손해배상과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냈다. 또 3개월 뒤에는 LG화학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LG화학은 9월 똑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침해 맞소송으로 응수했다.


현재 국내외에서 여러 건의 소송이 걸린 가운데 LG화학이 먼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지난 2월 ITC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주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이의를 신청했으며, ITC는 리뷰(재검토)를 거쳐 10월 최종 판결을 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까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소송전에 개입했다.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을 예정인 폴크스바겐(VW)과 포드는 SK이노베이션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의견을 ITC에 전달했고, 반면 LG화학과 합작사를 건설 중인 GM과 해당 공장이 들어설 오하이오주는 지적재산권이 지켜져야 한다며 LG화학 편을 들었다.


LG화학은 미국 GM과 오하이오주에 배터리 합작사를,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에 각각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미국 공장 건설에 조 단위로 투자 중이며, 일자리 창출 효과도 상당하다.


SK이노베이션이 최종 패소하면 조지아주 공장 건설과 미국 내 배터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에, 경제적 효과를 원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SK 패소 판결 시 ITC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2010년 이후 ITC에서 완료된 소송 약 600건 중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경우는 애플과 삼성전자 간 특허권 침해 소송이 유일하다. 2013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ITC 결정에 따른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한 전례가 없다.


LG화학 역시 미국 투자를 확대하는 회사라 미국 정부가 SK이노베이션에 유리한 선택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의견서가 ITC의 결정을 뒤바꿀 만한 변수는 되지 못하지만, 두 회사가 합의하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영향은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이 합의를 시도하고, LG화학은 보상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면 ITC의 최종 판결 전에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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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합의금이 조단위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가운데, 양사의 입장차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본격적으로 협상이 개시되면 합의금 등 조건을 둘러싸고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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