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 점포 폐쇄 속도 빨라져
자율준수에 맡긴 은행권 점포 폐쇄 공동절차
사전고지 1개월전→3개월전 등 내용 수정·보완 불가피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금융 당국이 은행권 점포 폐쇄를 자제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자율 준수에 맡겼던 은행권 점포 폐쇄 공동절차(이하 공동절차)가 강제성을 가지고 은행권을 압박할 태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은행들이 점포 폐쇄 전 자체적으로 준수하고 있는 공동절차가 금융 당국의 점포 폐쇄를 자제시키려는 분위기에 맞춰 내용 보완 수순을 밟고 있다. 관계자는 “지난해 6월에 마련된 공동절차 내용을 보완하는 것을 두고 안팎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내용이 어떻게 보완될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지만 외부 평가위원이 지점 폐쇄 영향 평가를 진행하고 고객에게 폐쇄 3개월 전 통지를 의무화하는 내용에 플러스 알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점 폐쇄 영향평가에는 해당 지역의 사정을 잘 알고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이 쉬운 지자체 및 공공기관이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또 폐쇄점포 고객에 대한 폐쇄 통지 의무기간이 기존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영국, 호주, 미국 등 이미 많은 나라들이 은행 점포를 폐쇄할 때 최소 3개월의 사전 의무 통지 기간을 두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시중은행 임원들을 불러모아 은행권 점포 폐쇄 현황을 파악하고 공동절차를 잘 지키고 있는지 현황보고도 받았다. 은행연합회가 공동절차 시행안을 마련한지 1년여 만이다. 은행들은 자율 규제 성격을 갖고 만들어진 공동절차에 금융당국이 전수조사에 나선 것 자체가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은행들의 점포 폐쇄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며 공개 경고장을 날린 이상 은행들 입장에서는 점포 폐쇄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경영합리화를 위해 일부 지점 폐쇄가 불가피한 은행들은 난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가 지난해 6월 마련한 공동절차는 ▲점포폐쇄 결정 후 대상 점포에 대한 내부분석 및 영향평가를 통해 고객수, 연령대 분포, 대체수단 존재 여부 등 확인 ▲해당 지역 및 고객 특성에 적합한 대체수단 선택 운영 ▲점포 폐쇄일 기준 1개월 이전에 사전통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당초 금융당국은 '은행 지점 폐쇄절차 모범규준'을 제정하려고 했으나 영업 자율성을 훼손한다는 은행업계 반발에 밀려 강제성이 떨어지는 공동절차 시행안으로 후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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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절차가 내용 보완 수순을 밟게 된 데에는 점포폐쇄에 대한 지속적인 규제 완화로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해 은행 폐쇄가 가능해지다 보니 폐쇄 점포수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취약계층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내은행 점포 수는 2016년 7280개에서 2018년 6953개, 2019년 6904개로 줄고 있는 추세다. 특히 신한·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에 126개 점포를 폐쇄해 그 수가 지난해 전체 폐쇄 점포수 88개의 1.5배 수준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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