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RP매입 2300억 응찰…유동성 공급 숨고르기 들어갈까 (종합)
美 Fed 대차대조표 7조달러 아래로
한은, 무제한 RP매입 한 차례 남겨…금융시장 많이 진정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늘렸던 유동성 공급을 조절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자 '한국판 양적완화(QE)'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은 전액공급방식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3개월 이상 금융기관에 무제한으로 유동성을 공급했는데, 금융시장 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됐고 수요도 급격히 줄어든 만큼 미국과 마찬가지로 양적완화 수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1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은 이날 91물 RP매입을 실시한 결과 2300억원이 응찰해 낙찰됐다고 밝혔다. 지난주 RP매입 낙찰액(5100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규모다.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유동성 수요가 줄어든 결과로 분석된다. 최근 한은의 RP매입에는 주로 증권사만 응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은 이제 오는 28일 마지막 무제한 RP매입을 남겨뒀다.
한은은 지난 4월부터 '한국형 QE'로 일컬어지는 무제한 RP매입을 시작했다. 예정대로라면 3개월 후인 지난 6월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타격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지난 4월 공급한 물량(91일물)의 만기가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해 제도를 한 달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무제한 RP매입을 통해 현재까지 총 18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다. 지난 4월2일 첫 입찰에는 5조원이 넘는 응찰액이 몰렸고, 4월7일과 15일에도 각각 3조원 이상이 RP매입을 통해 공급됐다. 7월 첫 RP매입에 2조원이 넘는 응찰액이 몰리기도 했지만, 시장이 안정되면서 5~6월 이후로는 주로 매주 응찰액이 5000억원 안팎에 그쳤다.
권태용 한은 시장운영팀장은 "이날 입찰 결과와 입찰하는 기관, 기관들의 자금 수요 등을 지켜본 뒤 마지막 입찰일 전후로 RP매입 운영방안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7월 연장 후 첫 RP매입때 소폭 응찰규모가 늘긴 했지만, 만기가 돌아온 규모를 감안하면 수요가 많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RP매입 연장 운영을 한 현재까지의 입찰 실적을 보면 만기도래 규모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이는 금융회사들의 자금사정이 상당히 개선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어 "추가 연장여부는 금융회사의 자금 수요를 다시 한 번 짚어보고, 그 외에 몇가지 고려사항도 함께 봐서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은이 무제한 RP매입을 중단한다 하더라도 매주 정기적으로 RP매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일 뿐, 시장이 필요하면 상시적으로 RP매입에 나설 방침이다. RP매입 빈도를 줄이거나, 금리를 더 올리는 방식 등도 고려할 수 있다.
한편 미 Fed는 유동성 공급 속도조절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15일 현재 Fed의 총자산 규모는 6조9500억달러 수준으로, 최고점인 지난 6월10일(약 7조1700억달러) 대비 3000억달러 가량 줄었다. 4주 연속 감소세를 나타낸 뒤 최근엔 소폭 늘긴 했지만, 고점 대비로는 360조원 가까운 금액을 거둬들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미 Fed가 기준금리는 제로(0)로 둔 채 RP매입 등 총자산 규모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유동성 조절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 등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저금리 유지를 압박하는데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푸는 돈을 쥐락펴락하며 유동성을 조절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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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계 관계자는 "과거 Fed는 금리를 먼저 올린 다음에 대차대조표를 조정하곤 했지만 최근엔 금리가 정치적인 이슈와 얽히기 때문에 그대로 두는 것"이라며 "한은의 경우 저금리 기조에 부동산 등 자산가격은 급등하는데 기업이나 가계 등 실물경제는 나아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미국보다도 대응셈법이 더 복잡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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