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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훈구의 필뮤직/ 애들은 가라 19禁 왕자님 납신다

최종수정 2020.07.18 15:58 기사입력 2020.07.18 15:58

영화 배트맨과 프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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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는 컬트 록뮤직(만약에 이런 장르가 있다면)의 왕자다. 짙은 화장을 하고 레이스로 장식한 옷을 입고(때로는 벗고) 수십 종류의 악기를 자유자재로 연주하며 노래한다. 그는 ‘추잡한 마음(Dirty Mind 1983)'을 시작으로 1990년대 초까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과 경쟁하며 거의 매년 수상한 걸작 음반을 발표했다.

그의 음악은 불량하다. 온갖 성적인 코드로 가득찬 가사와 마약 등 사회적으로 금기시 되는 내용이 차고 넘친다. 흡사 애처롭게 울부짖는 짐승의 목소리처럼 들리는 그의 음성은 다양한 록음악 속에서도 가장 개성 넘치는 사운드로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노래를 부른다기보다는 애무한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스피커로 들을 때보다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들을 때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내가 무슨 음악을 듣는지 다른 사람은 모르는 그 은밀함...


디즈니 애니메이터로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은 팀 버튼 감독은 매일 똑같은 그림을 그려야 하는 따분함을 견딜 수 없어 사표를 집어던지고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더니 자기 멋대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의 상상력의 원천은 어린 시절 보았던 1950년대 조악한 SF영화와 TV에서 방영된 저예산 공포영화 그리고 만화였다. 한 두가지 장르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프랑켄위니(1984)’ ‘비틀쥬스(1988)’ 같은 이상한 영화들은 팀 버튼 감독의 유년의 기억 속에서 싹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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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프린스의 음악과 이상한 팀 버튼의 영화가 만난 것은 ‘배트맨(1989)’이다. 팀 버튼의 재능을 알아챈 워너브라더스는 비밀리에 진행해온 배트맨 프로젝트를 주저없이 맡겨 버렸다. 워너브러더스는 영화 배트맨이 ‘인디아나 존스’나 ‘수퍼맨’ 같은 블록버스터 연작으로 제작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팀 버튼은 특유의 기이한 정서를 그대로 살려가면서 거대 자본 속에서도 독특한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음습한 밤의 영웅을 창조했다. 그리고 살아남았다.


팀 버튼은 전체적인 영화의 배경음악은 그의 단짝 대니 엘프만에게 부탁하고 영화의 하이라이트 부분에 사용되는 음악은 프린스를 선택했다. 배트맨 사운드트랙의 최고 히트곡 ‘배트댄스’ 뮤직비디오를 보면 그가 왜 제도권 팝시장에서 일탈을 취미생활처럼 일삼는 기인인가를 알 수 있다. 보라색 수트(슈퍼 악당 조커의 그 분장과 의상!)를 입고 여자들 가랑이 사이를 오가며 노래하는 모습은 마치 행위예술가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프린스가 천재적인 음악성과 자극적인 행동만으로 당대 최고의 뮤지션에 등극한 것은 아니다. 그는 자신의 소속사 워너브러더스를 노예를 양산하는 괴물이라고 비난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이름을 글자가 아닌 심벌로 바꿔버렸으며 얼굴에 노예라는 문신을 새겨 넣고 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의 무모한 싸움은 많은 뮤지션들의 지지를 얻었고 1990년대 록그룹 펄잼이 벌인 티켓마스터 투쟁의 형태로 이어졌다.

PS. 스티븐 스필버그는 마이클 잭슨이 ‘불타는 숲속의 어린 사슴’이라면 프린스는 ‘어두운 동굴 속의 사자’라고 말했다. 사슴과 사자가 싸우면 사자가 이기는데... ㅋㅋ

임훈구 기자 keygri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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