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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개인뿐 아니라 선거재판에도 운명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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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공직선거법 제250조 1항·형사소송법 제383조 4호도 재판단
2심서 벌금 300만원…대법 확정땐 지사직 상실·피선거권 박탈
파기환송 땐 기사회생…출근길에 "겸허히 결과 기다리겠다"

이재명 개인뿐 아니라 선거재판에도 운명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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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1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이재명 경기도지사 선고는 이 지사의 정치생명뿐 아니라, 앞으로 있을 많은 선출직공무원들의 선거 관련 소송에도 이정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지대한 관심이 쏠린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전합이 오늘 선고공판에서 공직선거법 제250조 1항(허위사실공표죄)과 형사소송법 제383조(상고이유) 4호에 대한 판단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벌금 100만원이면 당선무효인데…"아무런 구제 장치가 없다"=이 지사는 2심에서 나온 '벌금 300만원이 너무 많다'는 취지로 대법원에 상고한 것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2심의 유죄가 아닌 무죄'라는 주장이다. 형사소송법 제383조는 '양형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는 사건을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ㆍ금고 선고'로 제한한다. 이 법에 따르면 이 지사는 자신의 '양형(벌금 300만원)'의 부당을 따지기 위해 상고할 수 없다.

이 지사는 이 조항 때문에 선출직공무원들의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한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을 잃는데, 대법원에서 양형부당을 다툴 수 없을 뿐더러, 이를 구제할 다른 장치나 예외사유도 없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이를 입법부작위라고 주장하며 헌법에 위반된다고 했다.


◆"선거기간 '허위사실공표'의 기준이 모호하다"=공직선거법 제250조 1항에 대해서도 이 지사는 '헌법상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이 조항은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 등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그러나 이 지사는 무엇이 허위사실인지에 대한 기준과 용어 정의가 불분명해 포괄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법이 불명확해 선거운동과 행정업무에 차질을 빚는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두 조항에 대해 지난해 11월 대법원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조항이 일부 모호하고 선출직공무원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여부를 가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지사의 제청을 헌법재판소에 올리지 않고 전합에서 심리해 이날 선고 때 결론을 내놓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합은 헌법재판소처럼 해당 조항이 헌법에 반하는지 여부를 가릴 권한은 없다. 대신 이 조항들이 적용된 사건에서 법률을 어떤 식으로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은 제시할 수 있다. 통상 대법 전합이 내놓는 기준은 하나의 지침처럼 영향력을 발휘해 전국 각급 법원의 유사 사건 판결에 인용된다. 이를 감안하면 이날 이 지사의 대법원 선고는 앞으로 다른 선출직공무원들의 유사 사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판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최종 판단이 16일 내려진다. 이날 서초구 대법원 앞에 이재명 지사 지지자의 손팻말이 놓여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최종 판단이 16일 내려진다. 이날 서초구 대법원 앞에 이재명 지사 지지자의 손팻말이 놓여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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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한 이재명, 긴장속 서초동=이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청사에 정상 출근했다. 그는 대기하던 취재진에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제게 주어진 최후의 한순간까지 도정을 챙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여러분 고맙습니다"라고 말한 뒤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이 지사는 전날까지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신의 거취 언급은 삼간 채 도정 업무와 관련된 현황만 공유해 눈길을 끌었다. 그 아래에는 그를 지지하는 이들의 응원 댓글들이 달려 북새통을 이뤘다.


반면 선고를 앞둔 대법원 앞에는 오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재명 지지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초역 출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 지사에게 무죄 선고를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으로 있던 2012년 6월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토론회에서 김영환 후보자의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 보건소장 통해서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는 질문에 "그런 일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이 지사가 질문의 취지를 부인하면서 일부 사실을 숨긴(부진술) 답변이 '허위사실의 공표'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직권남용과 허위사실공표 두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날 전합이 2심을 그대로 인용하면 이 지사는 '당선무효'로 직을 잃고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반면 사건을 파기환송할 경우 이 지사는 기사회생하게 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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