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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타자기] 정조의 컴플렉스 극복기...'리더라면 정조처럼'

최종수정 2020.07.06 07:50 기사입력 2020.07.0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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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타자기] 정조의 컴플렉스 극복기...'리더라면 정조처럼'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정조가 즉위하며 신하들에게 던진 첫 마디다. 세력싸움이 치열한 조정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을 감추려하기보다 공언한셈이다. '리더라면 정조처럼'은 정조의 '반전 스토리'다. 태어나기부터 완벽했을것 같은 정조는 사실 평생 자신의 약점과 싸웠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묘사되는 근육질, 문무에 모두 능한 왕 정조는 아버지의 모습을 닮고자했던 데서 탄생했다. 오히려 어린시절 정조는 정적들의 살해시도를 피하기위해 갑옷을 입고 잠을 잠을 자야했다. 정조는 사도세자를 정당화하기 위해 아버지의 모습을 자신을 통해 보여주려 애썼다. 무예가 능했던 사도세자처럼 검술과 창술을 열심히 연마했던 이유다. 그 결과 정조는 무사들보다 뛰어난 무예실력을 가졌을 뿐 아니라, 문반과 무반을 모두 아우를수 있는 왕이 될수 있었다.

정조가 평생을 걸쳐 노력했던 것 중 하나는 '감정을 억제하는 일'이었다. 그가 즉위했을때만 해도 '피바람'이 예상됐다.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던데다, '역적인 사도세자의 아들은 국왕이 될 수 없다'는 '8자 흉언'이 공공연히 나도는 등 14년 간의 동궁시절 설움을 거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조는 사도세자를 죽이는데 앞장섰던 인물도 모두 아울러 탕평했다. 또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비방하며 자신의 존재가 대단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어한다"면서 평소 사람을 비방하지 않으려 애썼다.


이러한 성숙한 정조의 내심을 엿볼수 있었던 대목 중 하나는 가까운 신하들에게 "나는 함양공부가 부족해서 언제나 느닷없이 화를 내는 병통이 있다"고 털어놓았다는 점이다. 침실 벽에 '일은 완벽하기를 요구하지 말고, 말은 다 하려고 하지 말라'고 적어뒀다. 그는 그러한 자신을 알기에 화가 날 경우 반드시 하루 뒤 일을 처리했다고 한다. 경연시간에는 신하들에 일부러 쉬운 질문만 골라 던졌다. 이러한 성숙한 모습 뒤에는 '할아버지가 원망스럽지 않냐'며 염탐해와 '살아남기 위해'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연습을 해야했던 어린 정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자신의 외로웠던 어린시절을 생각한듯, '자휼전칙(字恤典則)' 제정으로 4~10세 걸식 아동들에게 풍년ㆍ흉년 가릴 것 없이 식사를 제공하고 병에 걸리면 혜민서(惠民署ㆍ조선시대 의약과 서민의 질병을 구료하는 일을 담당하던 관청)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술 취해 궁궐 벽에 기대 잠들었다 잡혀온 유생에게 정조가 "술 마시는 멋을 알고 있어 매우 가상하다"며 술 지을 쌀을 쥐어주고 돌려보냈다는 일화에서 우리는 그의 유머감각도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진정성을 갖는 인물들을 리더로 매우 귀하게 본다"면서 정조의 러브스토리도 소개한다. 정조는 한 궁녀에게 세 번이나 청혼해 15년만에 후궁(의빈)으로 들인다. 그는 총명한 의빈에게 글을 가르치고 수학 문제를 함께 푸는 등 '특별한 애정놀이'도 즐기곤 했다. 의빈은 장례 치를 때 사용할 비단옷 한 벌 없을 정도로 검소한 성품이었다고 한다.

저자가 49가지 이야기로 풀어낸 정조는 타고난 완벽한 사람이라기보다 컴플렉스를 극복하려 평생 노력한 사람이다. 저자는 "세계 역사 속에서 이렇게 고통스럽게 자란 제왕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평했다. 저자의 말마따나 "어려운 처지에서 일을 시작해 온갖 억울한 일을 당했다 하더라도 분노를 참고 사람들을 배려하며 그들의 실수나 무능력을 비난하지 않고 부드럽게 깨우치는 리더야말로 세상을 제대로 이끌어 나갈 리더가 아니겠나." (리더라면 정조처럼/김준혁/더봄/1만8000원)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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