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빗속 3시간 줄서도…이 핸드백만 살 수 있다면(종합)
재고명품 오프라인 판매현장 가보니
롯데百 개장전 250여명 대기줄 이어져
할머니·손자 등 가족 총출동 진풍경
기흥·파주 아웃렛서도 만원 사례
오픈 1시간 만에 입장 제한인원 번호표 동나
재고명품이지만 30%는 신상품 배치
할인률도 정상가 대비 40%까지 올려
소비자 선호 브랜드 선보여 기대치 상승
롯데쇼핑이 면세점 명품 대전 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한 25일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에 구매를 희망하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이승진 기자] 장대비는 잦아들었지만 가랑비가 여전한 이른 오전부터 롯데백화점 노원점과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에는 각양각색의 우산을 든 이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반값 재고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휴가를 내고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이미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급히 뛰어가 줄을 서는 등 진풍경이 벌어졌다.
◆빗속 3시간 줄서기= 25일 오전 10시 롯데백화점 노원점 정문 앞에는 250여명에 달하는 긴 대기줄이 이어졌다. 지금까지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던 재고 명품을 처음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날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하고 있어 우려가 커졌지만 놀이동산을 연상케 하는 긴 대기줄이 이어졌다. 딸과 엄마, 아들과 엄마, 할머니와 손자 등 가족들이 함께 출동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노원점 1층 특별전 행사장 입구에는 공항 소지품 확인시스템을 닮은 클린시스템이 마련됐다. 고객들은 이를 모두 통과해야만 행사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시스템에서는 열 체크를 하고 얼굴 사진을 찍어 데이터베이스(DB)화시킨다. 향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경우 대비하기 위함이다. 디귿(ㄷ)자 형태로 마련된 행사장에는 생로랑, 끌로에, 지방시 등의 브랜드 상품들이 이어졌다. 한 번에 30여명씩 나눠 입장한 고객들은 제품 설명을 들으며 쇼핑을 즐겼다.
이날 오전 8시에 도착했다는 50대 주부 지연희(가명)씨는 번호표 3번을 받아 가장 먼저 입장하는 첫 줄에 포함됐다. 그는 "노원 인근에 사는데 근처에서 행사를 한다길래 바람도 쏘일 겸 나왔다"며 겸연쩍어했다. 꿉꿉한 날씨에도 오전 10시를 넘기자 줄은 더욱 길어졌다.
50대 주부 이은하(가명)씨는 "해외에 있는 우리 딸이 혼자 집에 심심하게 있지 말고 한번 구경을 가보라고 했다"며 "갇혀 있는 듯 답답한 마음에 나들이 겸 백화점 나들이도 할 겸 해서 왔다"고 했다. 22세 대학생 딸과 나온 모녀도 있었다. 딸인 김지영(가명)씨는 "인터넷에서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브랜드나 물품이 뭐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엄마랑 외출도 할 겸 나왔다"고 했다. 60대 어머니를 모시고 매장을 찾은 30대 김모씨는 "엄마가 평생 명품을 모르고 사셨는데 이번 기회에 구경도 시켜드리고 선물도 해주고 싶어서 모시고 왔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에도 개점을 1시간여 앞둔 이른 시간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비가 내리는 얄궂은 날씨에도 일찍 발걸음을 재촉하고 나선 이들이 많았다. 파주점은 660여명이 몰려 오픈 1시간여 만에 하루 입장인원(660여명) 번호표가 동이 났다. 이날 기흥점에서 번호표 1번을 받은 고객은 새벽 4시에 이곳에 도착했다. 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에도 번호표 1번을 받은 손님은 오전 7시에 도착했다.
오전 11시 기흥점에 입장이 시작되자 오랜 시간을 기다렸던 손님들의 표정에는 설렘과 비장함마저 묻어났다. 20분이라는 제한시간에 이들은 입장과 동시에 인기 상품을 찾아 집중 공략했다. 일부 고객은 제품 사진을 지인들에게 공유하며 대리 구매 여부를 묻기도 했다. 이날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은 가방 종류로 일부 인기 제품은 이날 완판 될 것으로 예상된다.
60대 어머니와 함께 기흥점을 찾은 30대 구은지(가명)씨는 "엄마가 평생 명품 가방하나 없이 지내셨는데, 이번 기회에 선물을 해드리고 싶어서 모시고 찾았다"라며 "오전 9시에 찾았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기흥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직원이 번호표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기흥점에는 새벽 4시 첫 손님이 방문해, 오전 10시 제한 입장인원인 600명의 절반이 번호표를 배부 받았다.
원본보기 아이콘◆재고 명품이지만 30%는 신상= 롯데면세점은 26일부터 총 8곳의 백화점과 프리미엄 아웃렛 등 오프라인 특별 매장에서 면세 재고 물량을 판매한다. 25일인 이날은 본격 시작에 앞서 롯데백화점 노원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과 기흥점 등 3곳에서 프리오픈 성격의 선(先)판매가 이뤄지는 날이다.
오프라인 특별전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확인하고 결제를 한 후 바로 수령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여기에 더해 명품 구매 시 얻는 심리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에도 유독 명품에 소비자들이 관심을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명품을 구매하는 건 자기만족감과 과시욕 그리고 후광 효과 등의 심리 때문"이라며 "명품은 곧 자기 자신의 이미지라고 느끼는 사람들로 인해 고가 명품에 대한 수요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에 참여하는 해외 명품 브랜드는 알렉산더맥퀸, 지방시, 살바토레페라가모, 막스마라, 발렌티노 등이다. 특히 이 중 30%는 2020년 봄여름(SS) 시즌 신상품이다. 나머지 70% 또한 매년 시즌 베스트로 꼽히는 상품들로 선별해 선보인다. 할인율도 정상가 대비 40%까지 끌어올리며 사전 기대감을 높였다. 기흥점에만 180종류, 약 10억원 규모의 총 1000개 제품이 대기 중이다.
10시30분 노원점 매장 문이 열리자 각자 원하는 명품 매장을 향해 달려가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롯데백화점 막스마라 매장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김지현(가명)씨는 "해외 여행이 어렵다 보니 오랜만에 명품 쇼핑에 나섰다"며 "50% 할인을 해도 비싸지만 그만 한 가치가 있어 마음에 둔 제품을 산 뒤 다른 매장도 빨리 둘러볼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으로는 명품 구매를 향한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마스크뿐만 아니라 불투명한 선글라스와 우산 등으로 얼굴을 감춘 이들도 많았다. 얼굴이 노출될까 등을 돌리고 서는 등 의식하는 이들이 많았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와 주요 상품들이 많이 나와 구매 매력이 높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롯데면세점과 백화점이 힘을 합쳐 열심히 준비한 행사인 만큼 어려운 면세 사업에 숨통을 틔워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