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보안검색 노동자 1902명 직접 고용
"박탈감 느껴…힘빠진다" vs "노동취약계층 고용 보호" 갑론을박
"알바 하다 연봉 5000" 인천공항 근로자 추정 익명 대화방 논란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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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 검색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고 밝힌 가운데,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공기업 공채시험을 준비 중이던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면서다.


시민들은 이같은 전환 방식이 기존 근로자와 취준생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고용안정 보장을 위해 꼭 필요한 절차라면서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공사 근무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단체 카톡방 캡처 사진이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달 말 협력사 계약 종료를 앞둔 비정규직 보안 검색 노동자 1902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전환해 직접 고용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이로써 공사는 1만여 명에 달하던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뒤 인천공항을 방문해 '비정규직 제로(ZERO)화'를 선언한 지 3년 만이다.

이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등을 통해 공사 근로자들의 대화로 추정되는 익명 대화방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격화할 전망이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대화방 이용자들은 "아르바이트 사이트에서 보안으로 들어와서 경력 2년 다 인정받고 연봉 5000만 원 받는다", "SKY 대학 나와서 뭐 하냐, 나는 남들 5년 버릴 때 돈 벌면서 서울대급 돼버렸다", "금방 하다 그만두려 했는데 뼈 묻어야겠다" 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보안검색 노동자 정규직화 관련 브리핑을 마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브리핑실을 나와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던 중 직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보안검색 노동자 정규직화 관련 브리핑을 마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브리핑실을 나와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던 중 직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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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취준생들은 비정규직 정규화를 놓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취업포털 인크루트 설문 조사에서 3년 연속 '대학생이 꼽은 가장 일하고 싶은 공기업' 1위에 오르는 등 취준생 사이에서 '꿈의 기업'으로 꼽히는 만큼 반발도 거세다.


2년째 공기업 공채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A(25) 씨는 "취준생들의 입장은 하나도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블라인드 채용이라고 해도 취준생들은 자소서 항목하나 채워 넣으려고 스펙을 쌓고,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시험 준비하려고 특강·인터넷 강의·학원 가리지 않고 듣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기업은 특히 경쟁률도 심해서 다들 입사를 위해 힘들게 노력하는데, 이런 과정을 하나도 거치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던 사람도 전환해준다는 것은 굉장히 불공평하다고 느껴진다. 그럼 제가 몇 년 동안 한 건 뭐냐"며 "게다가 현재 경제 상황도 안 좋아서 취업 문턱도 높아졌는데 직원 수도 많아졌으니 덜 뽑을까 봐 걱정이다. 이런 기계식 평등이 정말 평등이 맞나 회의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밖에도 취준생들은 인터넷 카페 '공취사'(공공기관·공무원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 SNS 등을 통해 "취준생이라면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입사가 얼마나 힘든지 알 것", "공채로 입사한 사람들이나 공채 준비생들 생각하면 형평성 어긋난다", "전환으로 정원 적어지면서 취업문 더 좁아진다" 등 반응을 보이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관련해 공기업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 중단을 촉구하는 청원이 게시되기도 했다.


청원인은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리고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이제 그만해달라.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인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무 직렬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비슷한 스펙은 커녕 시험도 없이 전환하는 것이 공평한가 의문이 든다. 이건 평등이 아니다. 청년들에 대한 역차별이고 더 큰 불행"이라면서 "이게 과연 청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모두가 잘사는 정책인가. 무분별한 비정규직의 정규화 당장 그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해당화실에서 1천900여명 보안검색 노동자들 직접 고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해당화실에서 1천900여명 보안검색 노동자들 직접 고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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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 "고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과정이라 이해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30대 직장인 B 씨는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처우를 고려하면 정규직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당연히 취준생 등 직접 당사자가 느끼는 바는 다르겠으나 멀리 보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B 씨는 "이런 논란도 결국 비정규직이 실무자임에도 불구하고, 정규직보다 못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라며 "비정규직의 경우 일방적 계약 해지, 해고 등 상황에 항상 노출돼있는 노동 취약계층이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바꿈으로써 사회가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C(28) 씨 또한 "열악한 근로조건에 놓여있던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더 나은 처우를 보장받게 된 데에서 왜 박탈감을 느끼는 것인지 이해가 되면서도 잘 모르겠다. 기존 정규직의 월급을 빼앗아 나눠주겠다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라면서 "이미 일을 하면서 실무를 배운 사람들의 고용 형태를 전환하는 게 이렇게 큰 문제인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22일 인천공항에서 브리핑을 열고 "1천902명인 여객보안검색 근로자를 '청원경찰' 형태로 직고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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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2017년 5월 정규직 전환 선언 이후에 입사한 보안요원은 '공개경쟁' 방식을 거쳐 직고용되기 때문에 탈락자가 발생할 수 있어 노조 측의 반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보안검색 요원들과의 계약이 오는 6월까지여서 빨리 정규직 전환 대책을 내놓다 보니 노조 측과 긴밀히 협의하지 못했다"며 "일단 채용 절차를 진행하며 탈락자에 대한 구제 방안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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