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 번 드셔 보세요" 마트·시장 시식코너, 코로나19 감염 키우나
시식코너 일부 시민들 음식 손으로 그냥 집어
침방울 등 시식 중 감염 우려 높아
전문가 "마트 시장 등 사람 몰리는 곳 더 주의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방역 당국이 대형마트 등에 대해 시식 코너의 자제를 권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어린이 손님이 시식 코너의 과일을 맨손으로 집어먹는 모습./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슬기 인턴기자] #주부 A 씨는 최근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을 위해 전통 시장을 찾아 과일 가게에서 시식 코너를 이용했다. 많은 사람이 이쑤시개 등을 사용해 시식 제품을 맛봤지만, A 씨는 일부 손님들이 맨손으로 시식용 음식을 집어 드는 광경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A 씨는 "평소라면 별생각 없이 지나쳤을 텐데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실천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시식 코너는 적절하지 않은 행사라고 생각했다"라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파로 정부에서는 '생활 속 거리 두기'의 중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 및 전통시장 등의 '시식 코너'에서 코로나19 감염 연결고리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고객이지만 시식 코너를 이용하면서 맨손으로 음식을 집어 들거나, 시식이라는 행위 특성상 비말(침방울)이 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대형마트 등에 대해서는 시식 코너 자제를 권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하기 위해 주로 찾는 전통시장 등에 대한 권고 사항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자칫 방역 지침에 구멍이 뚫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는 전통시장이라고 해서 대형마트와 다르게 이용객 간 접촉하는 거리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원칙에 따라 자제 권고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4일 홈플러스 대구 달서구 성서점 시식 코너에서 근무하던 아르바이트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아르바이트생은 근무 기간 내내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대형마트의 시식 코너라는 점에서 집단 감염의 우려를 낳았다.
20대 직장인 B 씨는 "마트나 시장에서 시식 코너를 운영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자칫 잘못하다가 집단 감염이라도 일어날까 조마조마하다"라고 지적했다.
시식 코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타난 이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달 27일 '생활 속 거리 두기 세부지침(2판)'에서 대형 시설에 대한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해당 지침에 따르면 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 등에 종사하는 책임자는 시식 및 화장품 테스트 코너 운영을 중단하거나 최소화해야 한다. 다만 지침은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각 사업장 재량으로 운영된다.
특히 방역 당국은 시식 코너에서 발생하는 이쑤시개, 컵, 휴지 등 비말이 묻을 수 있는 쓰레기는 타인의 손이 닿지 않도록 별도로 깨끗이 버릴 수 있게 조치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을 위해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전통시장·중소슈퍼 등에 대해서는 시식 코너에 대한 별다른 지침 사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본은 전통시장 종사자에 이용자 간 간격을 2m(최소 1m) 이상 거리 두기,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경우 마스크 착용하기 등에 대해서만 권고했다.
한 전통시장의 상인 C 씨는 "가뜩이나 시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렇게라도 해야 손님들이 물건을 사갈까 시식 행사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전통시장 장소 특성상 사회적 거리 두기 기준인 '2m 거리 두기'도 제대로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음식물 등을 섭취하는 행위가 코로나19 감염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는 마트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는 감염 우려가 있어 특별히 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음식으로 코로나19가 전염되는 경우는 없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의 핵심인 개인 간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라며 "또 음식을 먹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벗거나 거리 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현재 시기에 적절한 모습은 아니라고 보여진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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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마트나 시장의 경우 사람이 몰리는 장소이기 때문에 개인 간의 접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시식 코너에서 음식 등을 맛보는 과정이 밀접 접촉에 해당할 수 있다"라며 "전통시장이라고 해서 대형마트와 다르게 접촉하는 거리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시행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원칙에 따라 권고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라고 제언했다.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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