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권 침해' 보상 차원 일부 학생들 등록금 반환 요구
혈서 작성·집단 소송 준비 등 갈등 격화 조짐
정부 "직접 지원 어려워…대안 마련 노력할 것"

한양대 학생이 온라인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린 혈서.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양대 학생이 온라인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린 혈서.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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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임주형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부분 대학들이 비대면 강의로 1학기 수업을 진행한 가운데, 이를 두고 일부 학생들이 등록금을 돌려달라며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불거졌다.


학생 측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수업의 질이 낮아졌고 도서관 등 교내 시설을 이용할 수 없었으니 이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대부분 대학들은 재정 여력이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대학 커뮤니티에선 등록금 반환을 촉구하는 '혈서'까지 등장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지난 17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한양대 '에브리타임'에서는 '등록금 반환 대신 혈서가 필요하다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등록금 반환', '대면시험 반대' 등 문구를 자신의 피로 쓴 사진을 올리며 "지금이라도 학교는 각성하고 대안을 세워라. 무책임, 무소통, 반성하고 책임져라"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5일 한양대 신본관에서 대학 총장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하던 한 학생에게 학교 관계자가 '학생들 혈서라도 받아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 측과 대학 측 갈등이 크게 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 혈서 이후 연세대, 중앙대 등 서울 사립대 재학생들은 잇따라 혈서를 인증하며 등록금 반환을 촉구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학생들이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등록금 반환을 위한 교육부에서 국회까지 5박6일 대학생 릴레이 행진 선포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학생들이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등록금 반환을 위한 교육부에서 국회까지 5박6일 대학생 릴레이 행진 선포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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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발발 이후 대학들이 온라인 수업으로 강의 방식을 전환한 뒤, 일부 학생들은 지속해서 등록금 일부 환불을 요구해 왔다. 이들은 대면 수업보다 강의 품질이 현저히 낮은 온라인 강의를 듣고, 실험실·도서관 등 교내 시설 및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등록금 전액을 대학에 지불하는 것은 학습권 침해라고 주장한다.


실제 인하대 재학생 이다훈(25) 씨는 지난 3월 대학이 적정 수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등록금을 감액하게 하는 내용의 법안이 필요하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대학생 단체 '전국대학생네트워크'은 오는 26일 등록금 반환 소송인단을 모집, 다음달 1일 서울중앙지법에 집단 민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등록금 문제를 둘러싸고 학생과 대학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건국대는 전국 대학 중 최초로 '학습권 침해' 보상 차원에서 2학기 등록금 일부를 감면 조치하기로 했다. 다만 실제 등록금 감면 비율은 총학생회와 대학 측이 협상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들은 모든 재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반환할 재정 여력은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신 정부 지원을 통해 장학금 형태로 학생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난 3월12일 오후 울산대학교 강의실에서 한 교수가 첨단소재제조공정 온라인 수업을 위한 동영상 강의를 녹화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12일 오후 울산대학교 강의실에서 한 교수가 첨단소재제조공정 온라인 수업을 위한 동영상 강의를 녹화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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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4월 낸 입장문에서 "예상치 못한 사태에 직면해 여러 가지 미비된 상태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게 된 것에 대해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긴축재정을 통해 가용 재원을 최대한 확보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올해만이라도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용도 제한을 해제하여 주시고, 국가장학금 II 유형 예산을 증액해 학생들과 대학의 부담을 경감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학생과 학교 측이 등록금 문제를 두고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정부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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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등록금 반환 문제는 등록금을 수납받은 대학이 자체적 결정을 할 문제"라며 "많은 대학이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등록금 반환을 정부 재정으로 커버하는 것 은 지금 단계에서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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