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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IT 기업의 매출에 부과하는 디지털세를 놓고 유럽을 또다시 압박하기 시작했다. 유럽과의 디지털세 관련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지자 협상을 중단한 데 이어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재차 으름장을 놨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하원 세입위원회에 출석해 "대화에 진전이 없었으며 그들(유럽 측)이 빠져나가기 전에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 더 이상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많은 국가가 세입을 늘리기 가장 쉬운 방법으로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본다"며 "이런 일이 우리(미국) 기업에 발생하고 있다"고 유럽 측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미국은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美, 디지털세 협상 중단해 유럽 압박…므누신 "논의 교착상태" 원본보기 아이콘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발언은 므누신 장관이 이날 유럽 국가들에 당분간 협상에 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므누신 장관이 지난 12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4개국에 서한을 보내 디지털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놓였다"며 협상 중단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들 나라 재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어려운 협상에 몰두하면 다른 중요한 사안에 대한 집중이 흐트러진다"며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사안을 다루는 데 정부가 집중해야 할 때"라면서 연말에 협상을 재개하자고 했다.

다만 므누신 장관은 디지털세나 그와 비슷한 조치가 부과되는 것에 여전히 반대한다면서 "만약 세금을 도입하겠다고 결정할 경우 미국은 적절한 상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상 중단의 이유로 코로나19 수습을 핑계 삼았으나 디지털세 논의가 지지부진한 점에 더 많은 불만을 품고 있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미 미국은 보복 관세 근거 마련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지난 2일 디지털세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하는 유럽연합(EU)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터키, 브라질, 체코, 인도, 인도네시아 등 9개국에 대해 '무역법 301조'를 바탕으로 불공정 여부를 조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프랑스가 디지털세 법안을 통과시킨 뒤 같은 해 12월 미국이 프랑스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어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므누신 장관의 서한에 대해 프랑스 재무부는 서한을 받은 게 사실이라고 확인하고 다른 EU 회원국 정부와 공동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만간 므누신 장관에게 답장을 보낼 예정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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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가들은 잇따라 자체적으로 디지털세를 도입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통한 논의가 속도를 못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OECD는 IT 기업뿐 아니라 제조업체 가운데 디지털을 마케팅 등에 활용하는 사례도 디지털세 부과 대상에 포함하는 포괄적 방안을 마련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불발됐다. 미국은 기업에 기존 규정과 디지털세 규정 중 유리한 방식을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세이프하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디지털세의 주요 타깃이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자국 대형 IT 기업이 될 것으로 보고 이를 도입하거나 도입을 검토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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