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2015년작 '대화(Dialogue)' 독특한 색감 눈길…박수근 1963년작 '노상'
'백자청화화조문호' 40㎝ 큰 크기에 보존상태 양호…헤이리 '논밭예술학교' 경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의 작품이 대거 출품되는 서울옥션 제156회 경매가 오는 17일 오후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 6층 경매장에서 열린다. 이번 경매에는 총 150점, 약 120억원 규모의 국내 근·현대 및 한국 고미술품과 해외 작품이 출품된다.


이우환의 작품세계를 망라할 수 있는 그의 대표 작품인 '점으로부터(From Point)'와 '선으로부터(From Line)'는 물론 1980년대 제작된 '바람' 시리즈, 그리고 최근작까지 출품된다. 이우환은 1970년대 점, 선을 활용한 회화 시리즈를 통해 생성과 소멸의 철학적 개념이 담긴 작업을 했다. 이어 1980년대 '바람' 연작과 1990년대와 2000년대의 '조응', '대화' 연작까지 여러 가지 방식으로 회화의 변주를 선보였다.

출품작 중 2015년 제작된 '대화(Dialogue)'는 특히 희소한 색으로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절제된 붓 터치로 자연스럽게 그라데이션을 이루는 붉은 점이 하얀 여백과 대조를 이룬다. 색감은 이우환이 2013년 제작한 와인 레이블과 유사하다. 당시 이우환은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으로 와인 레이블을 제작하는 샤토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의 2013년 빈티지 레이블 아티스트로 선정돼 와인 레이블을 제작했다. 경매 추정가는 4억5000만~6억원이다.

이우환 'Dialogue', oil on canvas, 145.5×114.3㎝, 2015, 경매 추정가 4억5000만~6억원.   [사진= 서울옥션 제공]

이우환 'Dialogue', oil on canvas, 145.5×114.3㎝, 2015, 경매 추정가 4억5000만~6억원. [사진= 서울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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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은 사물에 대한 관심으로 철판, 돌, 흙, 목재 등을 작품의 소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외부세계, 무한성과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개념적인 작업들이었다. 낯선 사물을 재배치해 관계성에 주목한 설치 작품 '관계항'도 출품된다.


이우환은 1968년경부터 '관계항' 작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지속해오고 있다. 이번 출품작은 철판과 돌, 두 가지 낯선 사물의 배치를 통해 형성된 관계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경매 추정가는 6000만~1억5000만원이다. 그 외 '바람과 함께(With Winds)' 1987년작과 1990년작이 출품됐다. 경매 추정가는 각각 1억4500만~2억원, 5억2000만~7억원이다. 1980년작 '점으로부터(From Point)'와 1981년작 '선으로부터(From Line)'도 출품된다.

박수근이 작고하기 2년 전인 1963년에 제작한 '노상(路上)'이 출품된다. 박수근은 서민들의 소박한 생활을 표현하며 단순한 형태와 특유의 질감으로 독자적인 조형성을 이뤘다. 붓과 나이프를 이용해 물감을 불규칙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요철과 같은 질감을 형성하고, 물감이 마르면 긁어낸 뒤 그 위에 다시 물감을 바르고 정리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이런 기법을 통해 인물, 풍경, 정물 등 서정적 정서가 느껴지는 작품들을 작업했다.

박수근 '노상(路上)', oil on hardboard, 31.1×15㎝, 1963, 경매 추정가 3억5000만~7억원   [사진= 서울옥션 제공]

박수근 '노상(路上)', oil on hardboard, 31.1×15㎝, 1963, 경매 추정가 3억5000만~7억원 [사진= 서울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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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매 출품작 '노상'은 세로로 폭이 긴 화면에 여인들을 그린 작품으로, 단을 나눠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인물들은 안정감 있게 균형을 이루는 자세이며, 직각 형태를 띠는 팔의 모양이나 직선의 윤곽선을 사용해 묘사했다. 절제되고 단순화한 선을 통해 박수근 작품의 주요한 특징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경매 추정가는 3억5000만~7억원이다.


다양한 고미술품도 대거 출품된다. 표암 강세황과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추사 김정희 등 조선시대 대가들의 작품들부터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것을 묘사한 '백동자도', 석가모니의 설법을 담은 '묘법연화경 제바달다품 제12', 18세기 청화백자 '백자청화화조문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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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백자청화화조문호'는 시대적 특징을 잘 보여주면서도 전체적인 조형성이 뛰어나며 보존상태도 좋다. 무엇보다 흔치 않은 큰 크기가 눈길을 끈다. 18세기의 청화백자는 대체로 구연부와 굽에 횡선을 두르고 여의두문과 장생 등을 넣었다. 이번 출품작도 구연부의 횡선과 여의두문, 구름에 가려진 오동나무와 화조 한 쌍이 그려져 18세기 청화백자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유려하고 호방한 그림으로 굽까지 도안이 그려졌다. 어깨가 풍만하고 허리 부분에서 좁아지며 굽에서 약간 벌어지는 형태로 전체적인 조형성이 뛰어난 작품이다. 18세기에 제작된 백자호 중에서 이번 출품작처럼 40㎝에 달하는 작품은 매우 적고 보존상태가 좋은 경우는 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경매 추정가는 6억~9억원이다.

백자청화화조문호(白磁靑畵花鳥文壺), 33.3×39(h)㎝, 조선시대, 경매 추정가 6억~9억원   [사진= 서울옥션 제공]

백자청화화조문호(白磁靑畵花鳥文壺), 33.3×39(h)㎝, 조선시대, 경매 추정가 6억~9억원 [사진= 서울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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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자리한 '논밭예술학교'도 이번 경매에 나온다. 논밭예술학교는 '농사가 예술이다'라는 철학으로 기획된 새로운 개념의 생태문화공간으로, 경사진 산의 일부였던 지형적 특성을 살리고 자연 훼손을 최소화해 공간 활용을 했다. 최정화, 박기원, 강운, 이미경, 이진경, 천대광, 천재용 총 7명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건축 디자인 설계 작업에 참여해 공간을 구성했다. 2009년부터 1년여간 지어졌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공간에서 예술, 생태, 문화 전반에 걸친 풍성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곳이다. 건축물은 직접 파주까지 가지 않더라도 서울옥션 홈페이지에서 가상현실(VR)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경매 추정가는 30억~40억원이다.


이번 경매의 프리뷰 전시는 17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전시장 및 건축물 VR 보기도 가능하다.

헤이리 논밭예술학교 VR 영상 캡처,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경매 추정가 30억~40억원  [사진= 서울옥션 제공]

헤이리 논밭예술학교 VR 영상 캡처,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경매 추정가 30억~40억원 [사진= 서울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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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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