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비율 3배 이상 지난해 첫 등장

회사채 후폭풍·화웨이發 충격 우려까지


'나스닥의 시한폭탄'…美 IT기업 '부채'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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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미국 IT 기업들의 매출 대비 부채 비중이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기업의 부채규모는 자기자본의 3배 이상(레버리지)에 달했는데 2009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없던 사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8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10년 새 IT 기업은 덩치와 함께 부실 가능성도 커진 것이다. 나스닥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알파벳 등 49개 IT 기업의 부채 등을 분석한 '느린 회복과 미ㆍ중 긴장 고조가 미 IT 기업 투자등급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미 IT 기업들의 부채규모는 2009년 1010억달러에서 지난해에는 5920억달러로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410억달러에서 1조3730억달러로 2.5배가량 증가했는데, 부채는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매출대비 부채 비중은 18.7%에서 43.1%로 급증했다.


현금보유액도 2009년 1610억달러에서 2014년 5330억달러, 지난해엔 6810억달러로 늘었다.

하지만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을 비롯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같은 우량 기업들을 제외하면 IT 업계의 현금보유액은 오히려 떨어졌다. 2014년 2280억달러에서 지난해 2220억달러로 낮아진 것이다.


IT 기업들의 부채가 증가한 것은 회사채 발행 붐에 편승한 영향이 크다. 금리 인하와 불확실한 여건에 현금 확보에 대거 나선 것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발 경기침체와 더불어 미ㆍ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올해에는 부채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정보회사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미국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 물량은 총 1조달러(약 1237조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기간 5400억달러 대비 2배에 달한다. 인텔이 올 들어 102억5000만달러, 오라클은 20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특히 애플은 이미 지난해 기준 현금성 자산만 약 2470억달러로 아이폰을 492일 동안 한 대도 팔지 않아도 기업 경영이 가능할 정도로 현금을 비축한 상태다. 하지만 올해에도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문제는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공급이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살릴 수 없다는 점이다. Fed가 채권시장에서 발을 뺄 경우 후폭풍은 상당할 전망이다. 단기간 내에 기업 이익이 주가 상승 수준을 따라잡지 못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이할 수도 있다. 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은 "향후 경기 침체를 야기하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지금 수준의 기업 레버리지는 경기 침체를 장기화 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나스닥 버블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된 셈이다.


미ㆍ중 간 긴장 고조 역시 우려 요소로 꼽힌다. S&P는 화웨이발 타격으로 미 IT 기업들 중 하드웨어 및 반도체 공급 업체, IT 서비스 제공 기업들이 더욱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화웨이는 글로벌 통신 인프라 장비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데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2위(약 17%), 세계 반도체 소비량의 5%를 차지하는 '큰손'이다.


S&P는 이에 타격을 받은 대표적 기업으로 퀄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리서치, KLA와 같은 반도체 장비회사들을 꼽았다. S&P는 화웨이발 타격으로 라이선스 분쟁과 미ㆍ중 간 긴장 고조가 심화될 경우 레버리지가 2배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향후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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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급감과 더불어 미ㆍ중 간 무역 긴장 고조로 올해 미국 IT 기업들은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칠 것"이라며 "특히 IT 기업 중 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2021년 하반기 혹은 그 이후에나 수요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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