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혁신의 중요성과 한국형 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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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승용차 2대를!" 지금으로부터 92년전 미국 대통령후보 허버트 후버의 슬로건이었다. 당시 미국은 자동차를 연간 300만대 이상 양산하며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도시마다 마천루가 건설되고 재즈음악이 거리에 넘쳐흘렀다. 그러나 실상은 겉보기와 달리 1920년대부터 과잉 생산되기 시작한 농산물과 끝을 모르고 오르던 증시 주변에는 대공황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었다.


1929년 10월 24일 목요일. 뉴욕 증시가 13%나 떨어졌고 대폭락사태는 일주일 동안 지속되었다. 두 달이면 사태가 수습된다던 후버대통령도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자유방임주의자였던 후버는 연방정부의 직접적인 개입 보다는 시장기능을 더 중시하는 '낡은 처방(old deal)'에 매달렸다. 그 결과 미국은 4년 내내 대공황에 시달리게 되었다.

1932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루스벨트는 '미국인들을 위한 새로운 처방'을 약속했다. 뉴딜(new deal)정책이었다. 전임 대통령의 방식으로는 대공황을 수습할 수 없다고 판단한 루스벨트 대통령은 1933년 3월 4일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정부가 한시적으로 나라 경제를 강력히 통제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1주일 내에 모든 은행의 예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예금 인출사태를 진정시켰다.


한편 공급과잉인 밀 농사를 제한하는 대신 정부에서 보상금을 주는 농업조정법, 테네시 강 개발과 같은 대규모 토목공사, 노동자 보호를 위한 최저임금 도입과 노동 시간 제한 등을 실시했다. 1934년 루스벨트 정부는 전임정권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3.5%에 불과한 정부예산을 10.7%까지 늘렸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뉴딜 정책은 당시로는 혁신적인 처방이었다.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면 과거의 처방에 연연하기 보다는 새로운 처방을 내리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라 할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독일의 정책대응도 혁신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독일정부는 "혁신은 경쟁력, 일자리, 성장의 열쇠"라고 강조하고 있다. 독일의 혁신은 기술을 중시하는 장기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2014년 9월 연방정부는 '독일을 위한 혁신'이라 불리는 '하이테크 전략 2025'를 채택했다.


요컨대 이 전략은 '제조업의 디지털화'에 따라 혁신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것은 새로운 기술을 시장성 있는 제품 생산과 서비스로 연결하는 것은 물론, 기술혁신을 위한 전반적인 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처럼 독일이 하이테크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배경에는 비용 경쟁으로는 후발 경쟁국들을 이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이런 노력의 결실이 '인더스트리 4.0'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의 대유행은 독일 기업의 '연구개발 및 혁신(R&D&I)'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4월에 실시한 혁신형 중소기업 대상 설문조사 결과는 흥미롭다. 대상 기업중 75%는 연구개발혁신 사업을 연기하거나 기간을 연장할 예정이지만, 21%는 오히려 위기 때 새로운 R&D&I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정부가 기업의 건의사항도 꼼꼼히 반영한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위해 2025년까지 76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판 뉴딜은 고용안전망 기반 위에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등 2개를 큰 축으로 하고 일자리 55만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의 뉴딜정책은 경제문제에 대해 정확히 진단하고 거기에 적절한 처방을 내림으로써 성공했고, 독일은 기업의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기술혁신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한국형 뉴딜도 정확한 경제 진단과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성공적인 혁신정책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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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동반성장위원회 전문위원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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