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삼성, 160단 이상 V낸드도 '초격차' 세계 1위 노린다…평택 증설 의미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삼성, 160단 이상 V낸드도 '초격차' 세계 1위 노린다…평택 증설 의미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이동우 기자] 삼성전자 가 경기 평택 반도체 사업장 신규 공장(P2)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설비 구축에 이어 낸드플래시 라인 증설을 위한 조 단위 '릴레이 투자'에 나선 것은 독보적 제조·기술 경쟁력으로 글로벌 '초격차'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증설 라인에서 내년 하반기부터 주력 양산할 예정인 7세대 V낸드플래시는 회로 적층 수 160단 이상의 업계 최초 제품이다.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1일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P2에 약 9조원을 들여 낸드플래시 라인을 증설하기로 하면서 차세대 낸드 공정은 국내에는 평택, 해외에는 중국 시안 등 2개의 큰 축으로 이뤄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 전초 기지를 기반으로 2002년부터 18년째 이어가는 낸드플래시 글로벌 1위 자리를 수성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6세대 V낸드 제품을 양산한 삼성전자는 기존 최대 적층 수인 128단을 넘어 차세대 160단 이상의 초고적층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한창이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낸드플래시는 동일한 크기에 저장 용량을 늘리기 위해 낸드 셀(데이터 저장 공간)을 늘려야 한다. 적층 수가 많을수록 용량이 늘고 쓰임새도 많아진다.

업계에서는 이를 '3D 낸드플래시'라고 부르는데 삼성전자는 독자적으로 'V낸드플래시'로 명칭한다. 현재 상용화된 낸드플래시 메모리 최대 적층 수는 128단이다. 해외 경쟁사 가운데 중국 양쯔메모리(YMTC)가 연내 양산을 예고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학회장은 "이번 평택 P2 라인 증설 투자는 중국 이외의 시장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시안에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공장이 있지만 대부분 중국 수요에 맞춰져 최근 대만 TSMC의 미국 진출, 중국의 공격적 낸드플래시 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향후 글로벌시장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삼성, 160단 이상 V낸드도 '초격차' 세계 1위 노린다…평택 증설 의미 원본보기 아이콘


사실 1980년대 기술 불모지나 다름 없던 국내에서 뒤늦게 반도체 산업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지금처럼 '퍼스트 무버(선도자)'가 아닌 '패스트 팔로어(추격자)'의 위치였다. 당시만 해도 미국과 일본, 유럽의 선두 업체가 주도하는 경쟁의 룰 안에서 뒤처진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는 것이 목표였다. 불과 10여년 만인 1992년 삼성전자는 D램시장에서 세계 1위를 제친 데 이어 2000년대 초반 낸드플래시시장에서도 글로벌 점유율 1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2000년대 휴대폰 등 모바일 IT 산업의 급성장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자 삼성전자는 설계와 공정 경쟁력을 토대로 시장 선두 자리를 꾸준히 지켰으나 2010년대 들어 미세공정의 한계에 봉착하게 됐다. 결국 2013년 삼성전자는 추격 업체와의 격차를 다시 한번 벌리기 위해 과감하게 기술 패러다임을 바꿨다. 그것이 바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인 셀을 평면이 아닌 수직으로 적층해 기존 제품보다 용량은 높이고 전력 소모는 줄이며 내구성을 개선할 수 있는 V낸드 기술이다.


그때만 해도 V낸드 상용화에 의구심이 많던 게 사실이나 지금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모두 적층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첫 출시 당시만 해도 글로벌 대형 서버 업체들이 삼성전자 물건을 먼저 공급받으려고 협상에 나서는 등 시장에 미치는 파급이 컸다"면서 "가장 잘 하는 기술을 스스로 버리고 게임의 룰을 새롭게 바꿔 기술을 혁신하는 삼성전자의 초격차 노력이 현재의 입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세계시장 점유율은 35.9%로 독보적 1위다. 이어 키옥시아(19%), 웨스턴디지털(13.8%), 마이크론(11.1%), SK하이닉스(9.9%), 인텔(9.5%) 순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낸드플래시의 수요가 비대면(언택트) 사회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낸드는 상위 6개 기업이 이끄는, D램보다 경쟁이 심한 시장으로 이번 삼성전자의 국내 생산 시설 선(先)구축은 글로벌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라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