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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식당 밤엔 와인바…공존 위한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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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벤처기업 위대한상사, 시간·공간 나누는 창업 제안
창업 비용 줄이는 데 주안점

소셜벤처기업 위대한상사가 운영하는 서울 성동구의 공유식당은 낮에는 장칼국수를 파는 '대우식당'으로 손님을 맞다가 저녁이 되면 와인바 '모그'의 간판 불을 밝힌다.

소셜벤처기업 위대한상사가 운영하는 서울 성동구의 공유식당은 낮에는 장칼국수를 파는 '대우식당'으로 손님을 맞다가 저녁이 되면 와인바 '모그'의 간판 불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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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역 인근의 '대우식당'. 새로 들어선 카페가 즐비한 성수동 카페거리 한복판에 위치한 이곳은 낮과 밤이 다르다. 낮에는 강원도식 장칼국수를 파는 대우식당이, 저녁엔 와인바 '모그'가 손님을 맞는다. 점심 영업을 마치면 장식장의 문을 밀어 올리는 것만으로 칼국수집의 인테리어는 와인바로 탈바꿈한다. 한 가게에 두 개의 식당이 공존하는 이 비즈니스 모델은 소셜벤처기업 위대한상사가 만들었다. 위대한상사는 여기에 배달만을 하는 3개의 식당까지 더해 5명의 자영업자가 한 공간에 공존하는 '공유식당'도 계획하고 있다. 공유주방을 넘어 공유식당으로, 음식점의 유휴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다양한 시도로 외식 창업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1일 김유구 위대한상사 대표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공유식당 모델을 올해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상반기에 강남, 광화문, 제주도 등에서 4호점까지 내고 올 연말까지는 최소 10호점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대한상사가 운영하는 공유식당 브랜드 '나누다키친'의 사업 모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저녁에만 운영하는 식당의 공간을 점심 영업을 희망하는 창업자와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문을 닫고 있는 점심 시간대 공간을 활용하길 원하는 기존 식당과 창업을 희망하는 자영업자를 연결하는 게 나누다키친의 역할이다. 다른 하나가 대우식당, 모그와 같이 한 곳에 시간대에 따라 다른 식당이 창업해 운영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점심 전용 공유식당의 경우 2018년 시간제 공유주방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한 식당에서 시간과 공간을 나누는 사례를 100개에 가까이 쌓아왔다. 김 대표는 "점심 전용 공유식당은 내달 누적 100호점을 돌파할 것"이라며 "매달 300~500건의 창업 문의와 200~300건의 공간 대여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점심 전용 공유식당이 자리를 잡으면서 나누다키친은 올해 본격적으로 '공유'를 핵심 기반으로 운영되는 식당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다른 기존 식당의 공간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공간을 임대해 한 곳에 시간대에 따라 다른 두 식당이 문을 열게 한 것이다. 김 대표는 "공간적인 제약을 넘어 다수의 창업자가 공존할 수 있는 식당을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식당과 모그가 낮과 밤을 나눠 쓰는 성수동의 공유식당이 1호점으로 지난 2월 처음 문을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거세게 확산되시 시작한 시기였지만 이 식당은 금세 자리를 잡았다. 김 대표는 "직영하는 대우식당은 점심 3회전 정도를 하고 있고 모그도 지역민들 사이의 에서 명소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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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가 이 같이 공유식당 모델을 구상해 발전시켜나가고 있는 것은 외식업 전반에 만연한 공간 비효율의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존의 외식업 공간은 마련하는데 많은 비용이 드는 데도 불구하고 활용은 효율적이지 못했다"며 "쉬고 있는 공간을 필요한 이들에게 연결해 가치를 만들어내고 외식업에 도전하는 창업자들의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한 공간을 2개의 식당과 3개의 배달형 주방 등 5명의 자영업자가 공유하는 모델을 계획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누다키친은 단순히 공유만을 주선하는 게 아니라 창업자를 위한 운영 솔루션도 함께 서비스하고 있다. 점심 영업을 위한 브랜드와 레시피를 개발해 제공하기도 하고 IT 기술을 기반으로 딥러닝 사용해 상권 분석, 예상 매출, 적절한 대여로, 피해야할 것 등에 대한 데이터도 주고 있다. 최근 점포의 조건과 상권분석 정보를 확인해, 창업자가 직접 점포와 창업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공유주방 창업매칭 플랫폼 서비스'도 새롭게 출시했다. 전국 인허가 데이터, 국민연금 가입 사업장 내역, 소상공인 데이터,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 데이터, KB카드 매출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한 머신러닝 기반 공유주방 전용 상권분석이 반영됐다.

이 같은 공유경제 모델을 통해 김 대표는 본격적인 창업에 앞서 소자본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프리(pre) 창업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소비용 창업이 가능한 테스트 베드를 제공해 최대한 초기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을 하는 공유 기반 리테일 매니지먼트 회사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외식업 창업의 초기비용, 리스크 등은 공간의 효율화로 줄일 수 있다"며 "외식 창업은 어렵고 복잡한 시장인 만큼 한 번 테스트해보고 본 창업 단계 넘어갈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증명하는 시장이 생겨야 건강한 외식 창업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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