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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지원 결정' 떠넘기는 금융위-산은

최종수정 2020.05.29 11:13 기사입력 2020.05.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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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기금 지원 부적합 결론
금융위 "기금 취지 안맞아 주채권은행이 판단할 문제"
지분 없는 주채권은행 산은 자금 투입할 명분도 없어
정부 결정 내리기만 기다려

'쌍용차 지원 결정' 떠넘기는 금융위-산은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경영난에 휩싸인 쌍용자동차 지원 문제를 놓고 금융당국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고민에 휩싸였다. 이미 모기업의 투자 철회, 13분기 연속 적자 행진, 1분기 감사의견 거절 등 갖은 악재로 벼랑 끝 위기에 몰린 쌍용차에게는 정부 지원만이 유일한 해법으로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지원 명분과 실리에 대한 우려로 공적 자금 투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제기되면서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결정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전일 공식 출범한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지원 대상으로 쌍용차가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회사인 쌍용차는 우선 산업은행법 시행령에 지원업종으로 명시된 업종(항공업ㆍ해운업)이 아니다. 특히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고용유지를 돕는다'는 기안기금의 기본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기금지원 대상 여부에 관한 관심과 논란이 있는데 이 기금은 특혜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지원대상이 아니더라도 민생ㆍ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틀 안에서 기업의 실정에 맞게 필요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안기금의 쌍용차 지원에 대해서 은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문제인지 근본적인 문제인지 판단을 해봐야 할 것"이라며 에둘러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주채권은행이 판단할 문제"라며 산은에 공을 넘겼다.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은 산은이다. 쌍용차의 올해 1분기 보고서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단기 차입금 3900억원 가운데 1900억원을 차지한다. 이 밖에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JP모건, BNP파리바 등이 쌍용차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은 위원장의 말대로라면 결국 쌍용차에 대한 지원은 기안기금이 아니라 채권은행인 산은의 지원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산은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앞서 산은은 지난해 12월 만기가 임박한 대출금 200억원을 한 차례 연장해줬다. 이후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올 1월 각각 2300억원, 1700억원(산은)을 투자하고 쌍용차가 자체적으로 1000억원을 마련하자는 계획을 제시할 때까지만 해도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마힌드라가 신규 자금 투입 철회를 공식 선언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당장 오는 7월 90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하는데 산은이 이를 유예해주지 않으면 쌍용차의 부도 위험이 크다. 쌍용차는 2017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13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당기순손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다. 부채비율과 자본잠식률도 1분기 기준 755.6%와 71.9%로 나타났다. 회계법인에서는 감사인 의견 거절을 받았다.


문제는 산은은 쌍용차 주채권은행일 뿐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대 주주 자격으로 자금을 지원했던 한국GM과 달리 쌍용차에 자금을 투입할 명분이 없다. 대주주가 사실상 발을 뺀 기업을 지원하는 건 공적자금 투입의 기본원칙에도 어긋난다. 게다가 산은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위기로 항공업계와 두산중공업 지원하기도 빠듯한 상황이라 쌍용차 지원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렇다고 5000여명 직원에 협력업체를 포함, 수만 개 일자리가 걸린 자동차 회사를 마냥 방치하기도 어려운 만큼 국책은행인 산은 입장에서는 정부가 결정을 내려주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수장을 임명하는 국책은행인 산은 입장에서 지분이 없는 위기 기업에 단독 결정을 통해 지원에 나설 경우 향후 특혜 시비에 휩싸일 수 있다"면서 "금융당국에서는 채권은행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금융당국에서도 고민해보겠다고 한 만큼 조만간 대책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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