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직접 지시 여부'가 미래에셋 판단 갈랐다
[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문채석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미래에셋그룹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지을 주요 쟁점은 '총수일가의 관여 여부'였다. 공정위가 검찰 고발이 아닌 과징금 처분에 그친 것은 결국 박현주 회장의 개입정도가 약하다고 본 것이다.
27일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 고발지침은 특수관계인의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해야 고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동일인 박현주가 블루마운틴CC의 영업 방향과 수익상황, 블루마운틴CCㆍ포시즌스호텔의 장점 등을 언급하긴 했지만 사업 초기에만 행해졌고 이에 대한 직접적 사용 지시는 없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에 대한 우려로 총수일가 지분이 상장 30% 이상, 비상장 20% 이상인 지분을 소유한 회사와 거래하는 경우 일감몰아주기 여부를 따지도록 하고 있다. 거래상대방 선정 시 사업능력과 가격, 거래조건 등에 대한 객관적ㆍ합리적 고려ㆍ비교를 하는 등의 적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번에 공정위는 미래에셋그룹 사례가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 기회 제공이나 정상 거래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가 아닌 '합리적 고려나 비교 없이 상당한 규모로 거래한 행위'로 판단했다. 이를 통해 총수일가가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고 본 것이다.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 중 상당한 규모에 의한 지원행위를 단독으로 적용한 첫 사례다.
공정위는 미래에셋 각 계열사가 거래하려는 골프장과 호텔에 대한 객관ㆍ합리적 고려ㆍ비교 없이 그룹 차원에서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블루마운틴CC 및 포시즌스호텔과의 거래를 원칙으로 세우거나 사실상 강제했다고 봤다. 의사결정이 각각의 계열사가 아닌 미래에셋캐피탈의 개입에 따라 이뤄졌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 근거로 미래에셋캐피탈이 사건 위반기간 그룹 관리업무과 계열사 감사, 성과평가, 그룹 구매 태스크포스(TF) 등의 운영을 들었다.
미래에셋컨설팅이 블루마운틴CC를 임차 운영한 2년7개월 동안 계열사들이 블루마운틴CC와 거래한 규모는 297억원, 포시즌스호텔과는 133억원 등 양자를 합한 거래금액은 430억원에 달한다. 이는 블루마운틴CC 및 포시즌스호텔 해당기간 전체 매출액(1819억원)의 23.7%에 해당하는 상당한 규모다.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컨설팅이 적자상태로 지원효과는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공정위의 판단은 달랐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골프장사업이나 호텔사업 모두 거액의 투자가 필요하고 큰 고정비 부담과 치열한 경쟁 탓에 투자금 회수에 장기간 소요되기에 빠른 시일 내 안정화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블루마운틴CC의 경우 이 사건 위반행위가 절정을 이루던 2016년도에 약 72%에 달하는 계열사 매출로 인해 2013년 개장 이후 3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룰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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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는 한화그룹과 SPC, 금호아시아나 등도 이번 결정 배경에 촉각을 세우고있다. 공정위로부터 최근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받은 한화그룹의 경우 김승연 회장 아들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했던 IT 서비스업체 한화S&C에 그룹 차원에서 일감을 몰아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부당지원, 제빵사 불법파견과 임금꺾기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SPC는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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