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화상으로 열린 세계보건총회(WHA)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를 '중국의 꼭두각시'라고 맹비난한 데 이어 미국의 WHO 분담금도 현재의 10분의 1 수준인 4000만달러로 낮추겠다고 경고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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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WHA 첫날인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WHA에서 왜 연설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머잖아 입장을 내겠지만 이날은 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꼭두각시'라는 표현은 원색적이라는 점에서 미국 대통령의 공세 수위가 한층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그는 이와 관련해 "미국은 (WHO에) 1년에 4억5000만달러를 주는데 중국은 1년에 3800만달러를 준다. 수년간 4억5000만달러를 내는데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들(WHO)은 좋게 말해서 중국 중심적이고 중국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했다. 이어 "나는 우리의 4억5000만달러를 4000만달러로 끌어내리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WHA에서 미국은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연설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주요 국가 정상들이 기조연설을 한 것과 비교하면 격이 맞지 않는다. 미국은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기금을 위한 코로나19 글로벌 대응 국제 공약 화상회의에 불참하면서 중국의 참여를 이유로 든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와 함께 중국도 싸잡아 공격했다. 그는 '중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중국은 그들이 한 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전 세계를 아주 심하게 해쳤고 그들 자신도 해쳤다. 그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시진핑 주석이 잘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에는 중국 책임론을 거듭 강조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세계무역기구(WTO)를 언급하면서 중국을 특별대우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는 WTO에서도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WTO에서) 개발도상국 대우를 받고 개발도상국이면 엄청난 세금 등 혜택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미국이 (WTO에서) 개발도상국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이날 총회 화상연설을 통해 코로나19 조사가 WHO 주도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주도의 조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최대한 적절한 시기에 독립적인 평가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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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WHA가 코로나19와의 전투를 치를 길을 찾으려 했지만 미ㆍ중 간의 갈등만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우려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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