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판도 충격 안긴 '황교안 1%'…'정치 메시아' 기대는 신기루일까
지난 대선 1년 10개월 전 여론조사 살펴보니…대선 승자는 국민이 주목하는 기존 인물 중 하나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한때 보수 대선주자 부동의 1위를 달렸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지율 1%’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은 충격적인 결과이다. 총선 패배의 여파가 크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정치적인 위상이 이렇게 급락하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한국갤럽이 5월 둘째 주(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로 누가 좋은지를 물은 결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28%), 이재명 경기도지사(1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3%),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황 전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 윤석열 검찰총장 등과 더불어 1%의 지지를 받았다. 1% 지지율은 총선 이전의 황 전 대표 정치적 위상을 고려할 때 낯선 숫자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국회에 마련된 개표종합상황실에서 '선거결과에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상황실을 나서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결과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황 전 대표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수치는 2%에 불과하다. 이런 상태로는 1년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다음 대선을 기약하기 어렵다.
한국 정치의 오래된 믿음 혹은 착각은 정치권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 대선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정치 전문가들은 국민이 이미 아는 ‘기존의 인물’ 중에서 대선 승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누군가 신데렐라처럼 등장해서 대선 판도를 이끌고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란 생각은 현실 정치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가정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2017년 5월 대선의 1년 10개월 전인 2015년 7월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어땠을까. 당시만 해도 차기 대선은 2017년 12월이 될 것으로 예상되던 상황이었다.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2017년 5월)을 예상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종합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본 뒤 종로구 선거사무실로 이동하기 위해 의원회관을 나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한국갤럽이 2015년 7월14~16일 전국 성인 1003명을 상대로 차기 대선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박원순 서울시장(16%),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5%),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12%), 안철수 의원(8%) 등이 상위권을 이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6%),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4%),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4%), 정몽준 전 의원(4%), 이재명 성남시장(2%) 등이 뒤를 이었다. 2015년 7월 당시 집권 여당 대표인 ‘정치인 김무성’의 선전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당시는 새누리당 지지율이 새정치민주연합의 두 배 수준으로 높았던 시절이다. 새누리당 대표의 대선 지지율이 높은 것은 이러한 정치적 배경과도 관련이 있다. 새누리당 정당 지지율이 월등히 높았지만 대선 지지율은 박원순 시장, 문재인 당시 대표 등 현재의 민주당 계열 정치인들이 더 강세를 보였다는 게 눈여겨볼 부분이다.
당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차기 정치지도자로 선호하는 인물을 자유 응답을 통해 여야 각 4명씩 선정한 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추가한 9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2017년 5월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섰던 홍준표 전 대표는 설문대상에 없었다.
설문 대상에 없었던 홍준표 전 대표가 대선후보로 선출돼 2017년 5월 대선에서 2위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득표율은 24.03%에 불과해 당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2015년 7월 여론조사에는 없었던 홍준표 전 대표가 대선에서 정치 메시아가 되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정당이 여론조사 수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민심의 흐름을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것도 위험한 일이다. 한국갤럽의 5월 2주 차 여론조사 결과는 차기 대선 판도를 예상해볼 때 주목할 만한 결과물이다.
통합당이 민주당 쪽 대선 주자의 일방 독주 상황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1년 10개월 뒤 대선은 힘겨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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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분석 전문가인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합당의 근대 정당 이미지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5·18과 관련한 사과 메시지 등 최근 통합당의 행보가 의미는 있지만 한 두 번의 행동으로 민심의 변화를 기대하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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