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폭언·폭행 시달리다 극단선택 경비원 음성 유서 남겨
폭행 증거로 유서 남긴 듯…"강력히 처벌해달라" 호소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의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주민이 18일 오전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폭행 등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50대 최모씨는 지난달 주차 문제로 이 주민과 다툰 뒤 폭언과 폭행을 당하다가 이달 1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의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주민이 18일 오전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폭행 등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50대 최모씨는 지난달 주차 문제로 이 주민과 다툰 뒤 폭언과 폭행을 당하다가 이달 1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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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다 입주민 폭언과 폭행에 시달려 지난 10일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최희석(59)씨가 음성 파일 형태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 씨는 이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웃 주민이 이를 발견, 최 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 안정을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며칠 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

18일 YTN이 공개한 최 씨의 음성 녹음에 따르면, 최 씨는 입주민 A(49)씨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협박을 받았다고 하며 A씨를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최 씨는 "A라는 사람한테 맞으면서 약으로 버텼다"며 "(A씨가) '끝까지 가보자', '네가 죽던가 내가 죽어야 이 싸움 끝나니깐 사직서 안 냈다고 산으로 끌고 가서 너 100대 맞고…'(라고 말했다)"고 했다.

지속하는 폭언 폭행 등으로 최 씨는 A씨에 극심한 공포심을 느낀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도 있었다.


최 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A씨를 "고문 즐기는 얼굴이다. 겁나는 얼굴이다"라고 표현했다. 이어 "A씨라는 사람한테 다시 안 당하도록, 경비가 억울한 일 안 당하도록 제발 도와달라. 강력히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단지 내 주차 문제'로 시작된 한 주민과의 갈등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 A씨가 근무하던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초소 앞에 지난 11일 주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단지 내 주차 문제'로 시작된 한 주민과의 갈등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 A씨가 근무하던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초소 앞에 지난 11일 주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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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성은 최씨가 처음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지난 4일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A씨는 최씨에게 "이건 일방폭행이 아닌 쌍방폭행이다", "다쳤으니 수술비 2000만원을 준비하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문자를 받은 최 씨는 근무지인 우이동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주민들의 만류로 그만 뒀다.


유족은 "동생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었다"면서 "그 과정에서 마침 이를 확인한 이웃 주민이 동생을 온몸으로 끌어안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면서 "그 주민은 동생을 안정시키고, 강북 수유리 소재 한 병원에 입원까지 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주민은 최 씨가 근무하던 경비 초소에도 추모의 글을 남기는 등 적극적으로 최 씨 사건을 사회에 알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씨는 결국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A씨는 17일 강북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11시간 동안의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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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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