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미국에서 경제학자들뿐만 아니라 정책당국자들 사이에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 경제 상황으로 보면 이미 연방기금금리나 시장금리의 적정 수준은 마이너스다. 기간의 문제이지 이런 현상이 현실 경제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
우선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적정수준부터 살펴보자. 적정금리를 추정할 때 테일러준칙이 원용된다. 이는 물가상승률이나 실업률(혹은 국내총생산(GDP)갭률) 등을 고려해 금리의 적정 수준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테일러준칙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립실질금리(natural real rate)와 자연실업률을 추정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미국의 중립금리를 2%로, 자연실업률을 5% 정도로 보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이 14.7%까지 급등했다. 미 연준은 고용극대화와 더불어 물가안정을 통화정책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통화정책 방향 결정시 물가 중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를 가장 중요한 지표로 보는데, 지난달 1.5%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수치를 테일러준칙에 대입하면 지난달 기준 연방기금금리의 적정수준은 마이너스 6.6%이다.
문제는 앞으로 실업률이 더 올라가고 물가상승률은 더 낮아질 것이라는 데 있다. 지난 3~4월 비농업부문의 일자리가 2137만개 줄었다. 그 이전 10년간 2274만개 늘었는데, 10년 동안 증가한 일자리가 두 달 사이에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달 들어서도 2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616만 건으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경기침체 국면에서 실업률이 25%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에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미국 경제에 디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도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15일 기준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5.6%에서 내년에는 4.0%로 올라갈 전망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워낙 크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 이후 경제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실제 GDP가 잠재 수준을 크게 밑돌 것이다. 미 의회 예산정책국이 추정한 잠재 GDP와 실제 GDP를 비교하면, 올해 2분기 GDP갭률(실제와 잠재 GDP의 % 차이)은 -10.8%로 미국 GDP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1947년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다. 경제가 컨센서스처럼 4.0% 성장하더라도 여전히 GDP갭률은 마이너스 4%를 넘을 전망이다. 이처럼 경제에 디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으며, 머지않아 근원개인소비지출 물가 상승률도 1%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적정금리가 더 낮아지게 된다. 이론이나 현실적으로 마이너스 금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금융시장 참여자에게는 마이너스 기준금리와 더불어 시장금리까지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는 지가 더 큰 관심사일 수 있다. 보통 적정금리 수준은 실질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합, 즉 명목 경제성장률로 표시된다. 시장금리의 대표 지표는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 금리가 명목 GDP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1961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국채 수익률은 평균 6.06%였고, 명목 경제성장률은 6.45%였다. 올해 명목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5% 정도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국채수익률이 마이너스까지 떨어져도 경제 상황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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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우리가 그동안 상상하지 못했던 경제현상들이 세계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정상 상태로 돌아가기 전에 지난 역사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 중 하나가 '마이너스 금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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