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금 부정 수급 적발에도
사업 예산 작년보다 178억 늘어나
녹색 일자리 창출 효과 불분명
전문가 "기업 비용 부담 늘어날 것"
"환경규제 줄이겠다는 말과 상충"

태양열 집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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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문채석 기자] 한국에너지공단 감사에서 위법 사실이 대거 적발되면서 신재생에너지보급 사업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려다보니 업체들이 우후죽순 몰렸고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타내는 사례가 속출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단독]신재생 보급사업은 '무법지대'? 감사서 무더기 적발 https://www.asiae.co.kr/article/2020051811103749174)


그런데도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이 사업의 예산을 지난해보다 178억원 늘리고, 지원 수요가 가장 많은 태양광 발전설비 보조금 수준을 30%에서 50%로 상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사업 과정에서 발견된 비위 행위 방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사업 규모를 키우는 데만 급급한 것이다.

◆무리한 신재생 확대의 부작용= 전문가들은 정부가 무리하게 신재생에너지 확대 사업을 펼치면서 기술력이 부족한 소규모 영세사업자들이 대거 몰렸고, 졸속ㆍ날림 시공 우려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를 무리하게 확대하다보니 부실공사 발생 요인을 만들게 된 것"이라며 "사업 허가, 관리 단계에서 정부의 감독을 강화하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는 "대부분의 시공사들은 자본력, 기술력이 부족하고 정치적으로 편향돼있다"며 "미완성 기술을 억지로 확산시키려다보니 제도적 관리가 부실해지는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력, 기술력을 갖춘 시공사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눈먼 돈' 전락한 신재생에너지 사업…그린뉴딜도 졸속 우려 원본보기 아이콘

◆정부는 또 '그린뉴딜' 짜내기= 이런 와중에 정부는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살린다는 목적으로 친환경 산업에 대거 투자하는 '그린뉴딜'을 추진할 태세다. 경제와 환경을 동시에 살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난을 극복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급하게 그린뉴딜을 추진했다가 투자 예산이 또다시 '눈먼 돈'으로 전락할 수 있고, 환경규제를 늘려 기업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탈원전 등 정부의 급격한 에너지전환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린뉴딜 드라이브를 건다면 사회적 갈등이 가중될 우려도 있다.


18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는 최근 환경부, 국토교통부, 산업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4개 부처가 작성한 그린뉴딜 사업 추진 보고서를 서면으로 보고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그린뉴딜 사업 보고를 지시한 지 일주일도 안된 시점이다. 문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지자 각 부처는 부랴부랴 회의를 소집하며 아이디어를 짜내기 바빴다. 산업부 관계자는 "보통 '뉴딜'이라고 하면 속성상 효과가 빨리 나타나야 한다"며 "기후변화 대응에 도움이 되면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뉴딜 사업에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친환경 제품 등 녹색 산업 활성화와 녹색 일자리 창출, 건물의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그린리모델링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 규제 늘고, 경영 부담 우려= 전문가들은 녹색일자리의 실체가 불분명하며, 탈원전 등 에너지전환 정책처럼 무턱대고 속도전을 벌였다간 경제ㆍ사회적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그린뉴딜의 핵심은 탈원전과 재생에너지일 텐데 그걸로 일자리가 늘었다면 태양광 사업을 하면서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졌어야 했지만 가시적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환경부는 지난해 초 업무보고에서 녹색 일자리 2만4000개를 만든다고 했다가 올해 목표는 1만9000개로 줄이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환경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린뉴딜이 기업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교수는 "정부 정책에 '그린'이 들어가면 환경 비용 부담이 커지고 규제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업계의 상황을 고려해 환경규제를 줄이겠다는 말과 상충된다"고 비판했다. 그린뉴딜이 당장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의 발판이 되기보다는 정부의 초기 투자 비용뿐만 아니라 향후 민간도 환경규제에 따른 경영 부담을 짊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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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담은 '그린딜'에 합의했다. 여기서도 문제는 비용이다. 에너지, 산업, 건축, 수송 등 각 분야의 그린딜 프로젝트를 지원하려면 EU는 향후 10년간 최소 1조유로(약 1330조원)를 조성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럽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큰 비용이 발생하는 그린딜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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