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태종론·세종론'은 차기 대선 정치적 힌트
이광재 전 강원지사, 노무현재단 유튜브 "세종의 시대가 올 때"…靑 대변인 "남은 2년 세종 모습 연상하게" "文대통령 차기 대선 입장 없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년 동안 태종의 모습이 있었다면 남은 2년은 세종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는 게 참모로서 저의 바람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21대 총선 당선인)가 불씨를 댕긴 '태종론·세종론'에 청와대 대변인이 입장을 내놓았다.
역사책에 등장할 내용이 정가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차기 대통령선거를 둘러싼 정치적 메시지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지사 발언은 노무현 재단이 올린 유튜브 특별 영상에서 시작됐다. 오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1주기를 맞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 전 지사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정치적인 얘기를 주고받았다.
'친노(친노무현)'계를 상징하는 인물들의 대화에서 차기 대선과 관련한 언급이 나왔다는 게 눈여겨볼 대목이다. 유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이 "유시민씨, 노무현 시대가 올까요"라고 자신에게 물었던 사연을 전했다.
유 이사장은 "올 수밖에 없다"고 답변하자 "'그런 시대가 오면 나는(노 전 대통령) 없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세상이 실현되면 자신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닐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전 지사는 "노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어떻게 보면 태종과 같다. 기존의 질서를 해체하고 새롭게 과제를 만드는 게 태종이었다면, (이제는) 세종의 시대가 올 때"라고 주장했다.
조선의 3대 왕인 태종(이방원)은 태조(이성계)의 아들이지만 정치 난국을 스스로 헤쳐 나간 끝에 왕위에 올랐고 중앙집권 시대를 열었던 인물이다. 태종의 세 번째 아들인 세종(충녕대군)은 자신의 형인 세자(양녕대군)를 대신해 왕위에 오른 뒤 조선을 대표하는 성군(聖君)으로 성장했다.
차기 대선은 1년 10개월도 남지 않았다. 친노의 물줄기를 이어받은 '친문(친문재인)'계 정치인들은 범여권 대선 경쟁에서 한 발 멀어져 있다. 이 전 지사의 언급은 차기 대선과 관련해 친문 장자(長子)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청와대는 임기 4년 차를 시작한 상황에서 차기 대선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정치적인 부담이다. 강 대변인이 "(문 대통령이) 세종의 모습을 연상하게 할 것"이라고 한 것은 논란을 진화하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다만 '청와대의 시간'과 무관하게 여의도 정치가 주도하는 '차기 대선의 시간'은 돌아가게 마련이다. 차기 대선 레이스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갈수록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강 대변인은 차기 대선에 대한 문 대통령의 생각을 묻자 "(문 대통령에게) 질문한 적은 없는데 어떤 답변을 하실지 짐작은 가능하다. 입장이 없다는 게 아마 입장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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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레이스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무관여 의사'도 정치적인 메시지다.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원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경쟁 후보들의 유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권의 대선주자들이 이른바 태종론ㆍ세종론을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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