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기본예탁금 검토에
업계 'ELW 사태' 되풀이 우려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금융당국이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에 기본예탁금을 두도록 하는 규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업계는 크게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당초 예상했던 사전교육 수준을 벗어나 예탁금 제도가 건전화 방안으로 나올 경우 주식워런트증권(ELW) 사태가 되풀이돼 시장이 사장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TP고강도 대책에 증권업 "시장위축 우려"
AD
원본보기 아이콘


1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빠르면 이번 주 'ETP(ETNㆍETF)건전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이런 조치에 나선 것은 과열된 시장 분위기를 잠재우고 개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예탁금의 경우 레버리지, 인버스 등 어디까지를 범위로 둘지 산정하는 작업을 한국거래소와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유가 하락이 계속되면서 서부텍사스유(WTI) 연계 원유레버리지ETN 및 원유ETF상품은 개인들의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 ETN의 경우 금융당국의 투자 자제 권고에도 매수가 줄지 않아 실제 지표 가치(IV)와 시장가격의 괴리율은 1000%까지 치솟아 제값에 상품이 거래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이 후속대책으로 검토하고 있는 방안으로는 사전교육제도, 기본예탁금 제도 등이다. 사전 교육제도는 실제 상품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을 막기 위한 것으로 ETN을 발행한 증권사도 당국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예탁금 제도의 경우 원유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 외에 양매도 ETN이 포함된 구조화 상품까지 포함될 경우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예탁금이 걸린 상품으로는 선물ㆍ옵션(1000만원), ELW(1500만원) 등이 있다.

ETN 발행사 관계자는"ETN 상품은 소액으로 개인들이 기관이 영위했던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이번 후속 대책으로 ELW와 같은 상황이 재현되면 발행사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2010년 당시 ELW는 45조원의 자금이 돌았지만, 초단타 투자(스캘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예탁금 규제, LP의 호가 범위 제한이 시작되자 규제 2년 만에 자금은 2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시장 왜곡이 발생한 만큼 고육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기적으론 증권사와 운용사에 치명적일 순 있지만, 비이성적인 투자를 진화하기 위해선 당국의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대형운용사 ETF 관계자는 "레버리지와 인버스거래가 전체 코스피 거래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시장이 대단히 위험하다는 뜻"이라며 "미국을 비롯해 그 어떤 나라에서도 레버리지와 곱버스(인버스레버리지)에 돈을 쏟아붓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AD

한편, 금융당국은 단기 대책으로 증권병합(액면병합)을 추진하고 한국예탁결제원, 코스콤과 시스템 마련을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레버리지ETN 4종(신한WTI레버리지원유ETN, QVWTI레버리지원유ETN, 삼성WTI레버리지원유ETN, 미래에셋레버리지원유혼합)은 12일 단일가 매매로 거래가 재개되고 종가 기준 괴리율이 낮아지지 않을 경우 기존 방침대로 3거래일 매매정지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