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외감법인 3월 말 연체율 0.8%까지 치솟아…외감 중기, 소호의 4배
코로나·경기 위축 여파로 부실 조짐 빠르게 수면위로
은행권, 비외감법인 중심으로 기업대출 리스크 관리 고삐

[금융권 부실 경고등]신한銀, 소기업 대출 늘렸더니…연체율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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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악화되는 경기를 급속도로 냉각시키면서 비외부감사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최근 5년여간 비외감법인 대출을 빠르게 늘려 온 신한은행의 경우 최근 연체율이 1% 가까이로 치솟아 부실 조짐이 예상보다 빨리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비외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올해 3월 말 0.8%를 기록했다. 외감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각각 0.22%)의 네 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비외감법인은 자산이 120억원 미만으로 외부의 회계감사를 받지 않는 기업이다. 우량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위한 은행들의 출혈경쟁이 심화되자 일부 은행들은 그레이존인 비외감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려왔다. 대출 부실 리스크는 높지만 영업이 용이해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은 하지 않아도 돼서다.


신한은행의 비외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2019년 3월 말 0.54%, 6월 말 0.69%, 9월 말 0.74%로 꾸준히 상승했다. 연체채권 상·매각 효과가 반영된 12월에만 0.59%로 내렸다가 올해 3월 다시 1% 가까이로 올랐다. 개인사업자대출과 외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올해 3월 말 모두 0.22%로 1년 전보다 각각 0.01%포인트, 0.04%포인트 낮아진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이와 관련해 신한은행 측은 "비외감법인 특성상 대출 연체율이 여타 고객군 대비 다소 높은 0.7% 중후반대를 보이고 있다"며 "1분기 연체율은 연체채권 상·매각금액 감소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연체율이 악화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경기 하강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비외감 중소기업의 대출 부실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비외감 중소기업은 외감법인 대비 영세하고 경기 변동에 민감하다. 재무 투명성 또한 상대적으로 낮아 부실 리스크가 크다. 과거 KB국민은행이 2004~2010년 근무한 강정원 행장 시절 비외감 중소기업 대출을 급격하게 늘려오다가 대출 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경험이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최근 5년여 간 비외감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이 은행의 비외감 중소기업 대출은 3월 말 29조7450억원으로 전체 중소기업대출의 31.9%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1분기 전체 중소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 포함)을 전년 대비 2.3% 늘렸는데 비외감 중소기업의 경우 대출 성장률이 3.1%에 달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일부 은행들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직전인 2월초까지도 낮은 이자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비외감법인 대출 영업에 열을 올렸다"며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출을 늘리다 보면 아무리 건전성 관리를 강화한다 하더라도 부실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관리의 신한'이라 불리는 신한은행의 대출 연체율 상승에 여타 은행들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우리은행 또한 중소기업 연체율이 2019년 3월말 0.36%에서 올해 1월말 0.4%로 올랐다.


문제는 하반기부터 부실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경기 흐름에 민감한 영세 중소기업의 경우 일시적으로는 자금을 융통해 버틸 수 있겠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기 하강 지속시 차입금 상환 여력이 갈수록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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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는 3~4분기부터 부실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돼 기업 여신 20%를 전수조사하고 테마감리를 실시하는 등 부실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며 "실물경제 지원을 위한 자금 공급 확대와 여신 건전성 관리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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