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 쉽지 않은 반도체 시장, 코로나 먹구름 여전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반도체 고정 가격이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현물 가격과 수출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조기 극복 여부에 따라 반도체 업황 개선도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고정 거래 가격은 지난달 평균 3.29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상승폭은 11.9%로 2017년 1월 이후 3년3개월 만에 최대다.
지난 1월 2.84달러로 13개월 만에 반등한 DDR4 8Gb D램의 고정 가격은 2월 2.88달러, 3월 2.94달러까지 올랐으며 4월 들어서도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습이다.
서버 D램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4월 서버 D램 평균 가격 상승률은 전월 대비 19.9%로 3월 5.2%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뛰어올랐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재택과 온라인 수요가 늘고 서버와 PC업체들의 반도체 재고 축적 수요가 늘면서 서버 D램 가격이 상승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현물가격 흐름은 반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객사와 거래할 때 고정가격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정가격 변동이 반도체 회사에는 더 중요하다. 다만 현물가격이 시장 분위기를 더 빨리 반영하고 고정가격에 선행하는 면이 있어 현물가격 역시 중요한 시장지표로 쓰인다. 통상 고정가격은 1~2개월 시차를 두고 현물가격을 따라간다.
DDR4 8Gb D램 현물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3.32달러를 나타냈다. DDR4 8Gb D램의 현물가격은 지난달 초 3.60달러로 연고점을 찍은 후에 3주 연속으로 하락세다. 전자제품 최대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4월 이후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한 영향이 반도체 현물가격에 최근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액은 71억7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전월 대비로는 18.1% 감소했다. 올 들어 최대 하락폭이다.
D램 고정가격 상승에도 전체적인 수출 규모가 줄면서 반도체 수출도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스마트폰시장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휴대전화용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3월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월 대비 23% 급감했으며 4월은 집계 전이지만 감소세가 이어졌을 것으로 예측된다.
반도체 산업은 항공이나 여행, 숙박, 자동차 등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피해가 적은 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서구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조기 종식 여부에 따라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가 달려있다고 본다. 서버용 반도체가 업황 개선을 이끌고 스마트폰 반도체 회복 여부에 따라 반등 시점이 당겨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IC인사이츠는 내년 메모리반도체시장이 올해 대비 2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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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부터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반도체 가격은 오히려 상승할 것"이라며 "6월부터 코로나19 확산세 둔화가 가능하다면 3분기부터는 수요 반등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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