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나에 더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뒷북 대응, 부적절한 처신ㆍ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전 세계 리더들을 집중 조명합니다. 리더십이 가장 필요한 위기 상황에 바람직하지 않은 대응이 각국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이로 인해 입지가 흔들리는 리더의 행보, 각국의 정치 변화를 예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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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중 34일 : 미국을 다시 열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필사적인 시도가 있었다."- 워싱턴포스트 (WP)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가 트럼프 대통령을 시험대에 세웠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전염병이 미 대선의 향방을 결정 지을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지난 1월 21일 첫 환자가 나온 지 98일만인 지난달 27일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00만명을 넘어섰고, 경제적 타격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최근 6주간 미국 전체 노동력의 18.4%에 해당하는 300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결국 코로나19 종식과 경제활동 재개에 달려있을 가능성이 크다. '경제 대통령'으로서 스스로의 성과를 누누히 강조, 재선 가능성을 높여왔던 만큼 향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하지 않고 무사히 경제를 살려내는 것이 그에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경제 활동 재개를 외친 이유다.

WP는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29일 부활절 경제활동 정상화 대신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연장을 선택한 당시부터 지난달 30일 연방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없애기까지 34일간 필사적으로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백악관의 시나리오 분석 결과를 코로나19의 심각성에 대한 회의론을 공고히 하는데 활용했으며, 대재앙 수준의 심각한 보건 위기를 대응하기 보다는 경제활동 재개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 했다고 전했다.


◆ 위기 속 갈등·불신 키우는 리더 =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라는 대형 위기 상황에서도 이전과 같이 갈등과 분열을 드러내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특히 자신이 만들어온 경제를 지켜야한다는 명분 하에 경제활동 재개 문제를 놓고 각계 각층과 충돌했다. 주지사들과는 지난달 공장 가동 등을 지시할 수 있는 봉쇄 해제 권한을 놓고 설전을 벌였으며,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알렉스 에이자 보건부 장관 등이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다면서 경질설이 나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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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무장한 채 봉쇄를 풀라며 미시간주 의회를 점거한 시위대를 향해 "매우 좋은 사람들"이라고 글을 남겼다. 지난달 30일 미시간주 의회 의사당에서 총을 든 시위대가 의사당에 진입하고 의원들이 방탄조끼까지 착용하는 사태가 벌어졌지만 시위대의 봉쇄 해제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의 이동제한령에 맞서 싸우는 소규모의 시위대 편에 섰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위험한 재선 베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지급하는 수표 디자인 문제로도 논란을 빚고 있다. 성인 1인당 1200달러, 아동 1인당 500달러가 수표나 온라인 송금 방식으로 지급되는데 메모란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들어가면서 문제가 된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대선 선거운동이나 다름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캠페인처럼 활용했던 브리핑…살균제 논란에 축소 =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과도 갈등을 빚었다. 취임 이후 늘상 있어왔던 갈등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일 백악관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 직접 참석하면서 언쟁을 벌일 일이 많아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TF 회의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브리핑은 거의 빠지지 않았다. 사실상 재선 캠페인 유세처럼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던 이유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확한 답변과 거침없는 언변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다. WP는 지난달 16일부터 35차례의 브리핑 중 트럼프 대통령이 13시간동안 발언했으며 그 중 남을 공격하는 데 2시간, 본인과 정부를 칭찬하는 데 35분을 활용했다고 전했다. 희생자를 애도하는 시간은 5분도 채 되지 않았다. 공화당 내에서 브리핑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위상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하기도 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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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살균제 인체주입 치료' 발언은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놨다. 그는 지난달 23일 표백제가 침 속에 들어있는 바이러스를 5분 안에 죽이고 살균제는 이보다 더 빨리 바이러스를 잡아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주사로 살균제를 몸 안에 집어넣는 방법은 없을까. 폐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 지 확인해보면 흥미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같은 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트윗을 통해 살균제를 부적절하게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경고문을 올렸고 뉴욕시는 이튿날인 같은 달 24일 표백제나 살균제를 복용하거나 주입, 흡입할 경우 신체에 매우 유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발언 이후 일부 지역에서 독극물 신고 접수가 평소보다 늘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수일간 분노를 감추지 않았으며 브리핑을 취소하거나 질문을 받지 않았다.


◆ 지지율 하락세, 재선가도 영향받나...세계의 리더는 어디에 =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반에는 반짝 상승했지만 이후 비판론이 이어지면서 지지율에도 변화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7일 USA투데이와 서포크대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를 기록, 지난해 12월(44%)에 비해 6%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44%)보다 낮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40%)이 바이든 전 부통령(44%)에 밀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최근 한 인터뷰에서 "여론조사들을 믿지 않는다"면서 이번 대선이 자신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심판이 될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과 모인 자리에서 브래드 파스케일 선대본부장 등과 전화 통화를 하던 중 소리를 지르며 질책했다고 보도했다. 재선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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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세계의 리더'로서의 면모도 보여주지 못했다. 위기상황에서 국제적 리더십을 보여줬던 기존의 미국 지도자들과는 달리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중국, 세계보건기구(WHO) 등으로 돌리면서 공동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에 나서기보다는 자국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중국)은 자신이 마치 아무 잘못이 없는 당사자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재선을 막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실에서 발원했다는 증거를 봤다면서 관세 부과 가능성 까지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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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는 WHO를 향해 중국에 편향적이라면서 책임론을 꺼내들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은폐하고 심각할 정도로 잘못됐던 WHO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WHO의 역할을 검토하는 동안 자금 지원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혀 국제 사회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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