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줄 마른 LCC 구조조정 수순 밟나
대형사 2조9000억 긴급 수혈
"LCC는 추가지원 검토 안해"
항공기 대부분 리스로 대여
매각자산 없어…산은도 난감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발표된 항공업 지원방안에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추가 지원책이 빠지면서 국내 LCC 9곳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에 빠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총 2조9000억원의 긴급 자금이 수혈됐지만 LCC에는 2개월 전에 발표된 3000억원 지원 외에는 더 이상 검토되고 있는 사안이 없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두 국책은행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자금줄이 마른 국내 항공업계에 투입하는 총 금액은 약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에는 1조7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또 대한항공에는 1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양대 국적항공사에 대한 지원 금액만 2조9000억원이다.
반면 LCC 업계에 대한 지원방안은 지난 2월 발표한 3000억원 외에는 현재까지 추가된 것이 없다. 산은 측은 "LCC에 대해선 현재까지 추가 지원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현재까지 LCC 업계에 집행된 금액은 약 1400억원에 달한다. 앞서 산은은 지난달 3일 LCC항공사, 주거래은행과 간담회를 가진 이후 티웨이항공에 60억원,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계열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에 각각 200억원, 300억원 등 총 560억원을 지원했다. 여기에 제주항공에 400억원, 진에어에 300억원의 운영 자금 지원 등을 포함해 지난달 31일까지 1260억원을 지원했다. 또 이달까지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에어부산에 280억원, 티웨이항공에 대해서도 추가 지원이 예정돼 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자금에 대해서는 산은(1000억원)과 수은(700억원)이 1700억원 규모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포함하면 항공업계에 지원되는 금액은 총 3조3700억원으로 추산된다.
LCC 추가 지원책이 검토조차 되지 않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향후 일부 LCC를 구조조정하는 수순으로 흘러가지 않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국내 LCC 업계가 과당경쟁 상태라는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국내 LCC는 현재 운항하는 곳이 7개,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 등 면허를 받고 준비 중인 곳까지 포함하면 9개다. 특히 정부가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추가적인 자구노력을 요구하는 것도 LCC 9곳 중 일부를 정리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대형 항공사와 달리 LCC의 경우 대부분 리스로 빌린 항공기들이라 매각할 자산이 거의 없다.
에어부산의 매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의 지분 44.17%를 보유하고 있는데,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손자회사 에어부산의 지분 100%를 2년 안에 확보해야 한다. 주가 급락에도 에어부산 시가총액은 2000억원을 웃돈다.
기업들의 응급실 역할을 맡고 있는 산은의 입장도 난감하다.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모두 지원할 경우 막대한 대출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정부 대책 소화는 물론, 기업 심폐소생에 팔을 걷어 붙일 정도로 자본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두산중공업은 물론, 쌍용자동차까지 긴급 구조 요청을 보내고 있는 기업은 한 두 곳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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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산은 등 국책은행에 시장 전체의 붕괴를 막아내야 하는 압박감과 건전성 악화의 우려가 동시에 몰려들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신성장산업 지원, 해외진출 촉진, 투자형 정책금융 등 여타 역할이 멈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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